일본드라마에 심취한 것은 아니지만, 호타루의 빛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아야세 하루카라는 배우에게 빠져들어 이 배우가 나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보기 시작한 드라마가 바로 백야행이다. 한국에서도 같은 이름의 영화로 만들어 졌고, 한국 영화 백야행이 개봉하기 전에 다 보고나서 비교를 해보고 싶었으나, 특유의 무거운 진행때문에 마지막편인 이번 11화를 보는 것이 해를 넘기게 되었다. 기존에 봤던 일본 드라마가 노다메 칸타빌레와 호타루의 빛 정도이기에 일본드라마는 다 가벼운 줄 알았고, 이렇게 진지한 드라마를 만들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유키호와 료, 이 두 사람은 열 살이었을 때, 각기 존속살인이라는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이 두 사건은 모두 미궁에 빠지게 되지만, 이들을 집요하게 쫓는 형사때문에 공소시효까지 힘겨운 가짜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태양아래 손을 잡고 걷겠다는 그들의 소박한 꿈은 마침내 조금 다른 의미로 실현되긴 한다.
그들이 저지른 범죄는 존속살인을 비롯하여 대부분 입에 담기도 두려울 정도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그런 범죄들은 어떤 의미에서 정당성을 갖는다. 아니, 그들은 정당화 하려고 하고, 시청자는 이에 수긍을 한다. 문제는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고, 범죄는 또다른 범죄를 낳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그들의 죄를 감추려 또다른 죄를 지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의 구렁텅이로 빠져들어 더 이상 구제할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지만, 결국, 유키호만이 료의 희생을 지렛대삼아 구렁텅이에서 벗어나게 된다. 물론, 법적인 구속에 대한 회피 이상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만일 내가 유키호나 료의 입장에 내몰리게 되었을 때, 법과 정의가 나를 지켜주지 못할 때, 과연 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며, 속이 메스꺼워지기 시작한다. 생각해보면 참 기분 나쁘게 만드는 드라마다. 아마도, 지상파로 이러한 내용을 내보내는 것은 일본만이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난 아야세 하루카라는 배우에 더 깊이 빠져들고 말았다. 정말 묘한 매력을 가진 배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