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딩거

지난달에 동네 마트에갔는데 평소에 세일을 잘 하지 않던 에딩거 밀맥주를 500ml 캔 하나당 2,500원에 판매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두 캔정도 집어 왔다. 하나는 얼마 되지 않아 마셔버렸고, 남은 하나를 이번에 마시게 되었다. 왠만한 독일의 밀맥주는 다 좋아하는 나로서는 인지도도 꽤 있는 에딩거이기에 기대하고 마셨는데, 생각과는 좀 다른 맛이라서 한 번 더 마셔보고 평가하자는 생각에 쟁여 놓았다가 오늘에서야 다시 마시면서 리뷰를 써본다.

에딩거는 밀맥주임에도 꽤 탄산이 강한 편이다. 거의 한국의 라거맥주에 육박할 수준이다. 첫모금을 마시면서 깜짝 놀라 캔에 바이젠이라는 글자가 있는지 확인할 정도였다. 아마도 이것이 다른 밀맥주와의 가장 큰 차이점일 것이다. 이것이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의 라거맥주에만 길들여져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짜릿함이 밀맥주에 대한 낯설음을 상쇄시켜 주면서 밀맥주 특유의 바디감과 향기로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반면 평소에 밀맥주에 이미 익숙해져 있던 사람은 예상밖의 짜릿함에 당황할 수 있다.

맛 자체는 괜찮은 편이다. 신맛이 지나치게 강조되지도 않고 달달함도 적당하다. 내 주관적인 의견이긴 하지만, 밀맥주에 있어서 산도와 달달함의 밸런스는 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측면에서 에딩거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거품은 다른 밀맥주에 비해서 많지는 않은 편이고, 특별히 크리미함이 강조되지는 않는 것 같다. 이런 특징을 생각해보면 에딩거는 밀맥주와 라거맥주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는 맥주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