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 코드』를 읽고...

꽤나 오랫동안 끌었던 다빈치 코드 1,2권을 모두 읽었다. 지하철에 있는 시간이 총 90분이 되지 않고, 게다가 그 중에서 책읽을 수 있는 시간도 그리 넉넉치 않아 진도가 잘 안나갔던 것이다.

이 이야기가 영화화될 수 있다는 수준을 넘어서, 마치 영화화를 감안해서 만들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영화 대본 같은 진행을 보여준다. 기독교 단체들의 반발만 없다면 아마 가능 하리라 생각된다.

다빈치 코드를 읽기 전과 읽은 후의 차이점은 분명히 있다.

종교에 대해서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한 사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양부모님의 집안이 모두 불교신자임을 자부함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깊은 신앙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 이것은 나의 부모님들도 마찬가지다. 기독교나 천주교에 대한 부정적 생각은 더할 나위가 없다. 그렇지만, 기독교, 더 정확히 말하면 교회에 대해서는 약간의 두려움 또한 가지고 있었는데, 그 두려움의 원천은 교회에 가면 혹시나 쇄뇌가 되어 나마저도 그런 믿음을 가지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그런 따위의 생각이었다. 물론, 나같은 인간이 교회에 간다고 해서 그러한 생각의 전환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는 예전에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 미약한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다빈치 코드를 읽은 후에는 희박한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마저 사라져 버렸다. 다빈치 코드는 기독교에 대한 문제를 신앙적 접근이 아닌 학문적 접근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이제는 교회를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을 것 같다.

두 번째 변화는 교회에서 이교도라고 불리우는 소위 사이비 종교에 대한 생각이다. 교회도 그다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내 입장에서 이교도는 정말이지 상종하지 못할 집단으로까지 여겨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성경도 승자의 역사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해준 다빈치 코드때문에, 난 더 이상 이교도에 대한 편견에 사로잡혀 있지 않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난 기독교에 대한 좀 더 긍정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학문적인 접근을 통해서...

교묘하게 책 여기저기에 씌여 있는 작가의 다른 책 광고만 없었더라면, 더 즐겁게 볼 수 있었을텐데... 종교를 막논하고 한 번쯤 볼 만한 책인 듯 하다. 베스트 셀러라는 가벼움, 그 이상의 것을 얻을 수 있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