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0 EVO, 나의 두번째 SSD

내가 SSD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2011년 8월경이었다. 그 당시에 삼성전자 S470 모델 중에서 가장 용량이 적은 60GB 짜리를 하나 사다가 이때까지 윈도우 설치용으로만 사용해 왔었는데, 최근 점점 PC 소음에 대해서 스스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기 시작하면서 CPU 쿨러를 팬리스로 교체하였고, 이번에는 하드디스크 소음이 거슬려 HDD 없는 PC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SSD를 추가로 구매하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같은 삼성전자의 840 EVO 모델이다. 용량은 250GB.

기존에는 윈도우용으로 위에서 언급한 S470을 사용하고, 데이터 저장용으로는 640GB, 250GB 짜리 하드디스크를 사용하고 있었다. 몇 달전에 2TB짜리 HDD를 구입은 해놓고 있었으나 용량의 압박을 받지 않는 상황인지라 그냥 기존 데이터들을 일부 덜어서 따로 보관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최근 보지도 않는 영화/드라마 HDD에 쌓아 놓는 습관도 버렸고, 또한 보고 나서도 쟁여놓는 습관도 버렸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데이터 용량은 관리하기 나름이다. 이에 더해서 대부분의 데이터는 1년내에 한번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여 자주 사용하는 데이터와 자주 사용하지 않는 데이터를 나누어서 자주 사용하는 데이터는 SSD에, 나머지는 HDD에 빼놓고 외장하드를 이용하여 필요할 때만 연결해서 사용하자는 것이 내 계획이었다.

이런 계획을 위해서는 500GB, 적어도 250GB 정도의 SSD가 필요했는데, 시장가격이 점점 내려와서 이제는 250GB짜리 SSD를 15만원 내외에 구입할 수 있는 상황이라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데 크게 문제가 없었다.

3년전과 비교하면 SSD 선택의 폭은 꽤나 넓어진 상태이며, 난 내 데스크탑이 꽤 구형에 속하기 때문에 S-ATA3를 지원하지 못하는 관계로 돈을 더 주고 속도가 빠른 SSD를 구입할 필요가 크게 없었다. 이번에 선택한 840 EVO는 MLC가 아니라 TLC인 관계로 좀 꺼려했던 것이 사실이나, 여러 가지 벤치마크 결과를 보면 수명에 있어서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이미 밝혀진 마당이라 딱히 거리낄 것이 없이 선택하였다. 콘트로러의 안정성에 있어서는 삼성전자가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점도 선택에 중요한 요인 중에 하나였다.

Crystall Disk Mark 3.0으로 실행한 퍼포먼스를 보면 순차 읽기에서 250MB/s 정도의 수준이 나오고 있는데, 아마도 S-ATA3을 지원하는 M/B였다면 읽기 성능에서 약 500MB/s가 나왔을 것이다. 이 점이 다소 아쉽긴 하다.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S470과 비교하면 순치 읽기 속도는 비슷하며 쓰기 속도는 70% 가까이 더 빠르다. 그리고, 작은 파일 읽기 성능은 상당히 발전되었다는 것을 수치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이미 SSD를 사용하고 있기에 체감속도는 크게 향상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다소 큰 엑셀파일을 읽어올 때는 데이타를 HDD에 저장해 놓았던 것에 비해서 좀 더 빨리 파일을 불러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었다. HDD/SSD를 새로 구입하면 윈도우를 가장 빠른 HDD/SDD에 설치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이번 경우에는 순차 읽기 속도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는 핑계로 윈도우 재설치는 하지 않았다. 귀찮다. ㅋㅋㅋ

체감속도보다는 체감소음이 확실히 줄어든 것을 알 수 있었다. HDD는 물리적인 디스크의 회전때문에라도 시끄러울 수 밖에 없는데, SSD는 이런 것이 없으니 조용할 수 밖에 없다. 또한, 주로 데스크탑에서 사용하는 7200RPM HDD는 예상보다 발열이 심한 장치 중에 하나인데, 동작시 60도에 가까워지는 HDD 두개를 떼어내고 35도 정도를 유지하는 SSD만 장착해 놓으니 전반적인 PC의 온도가 내려가서 다른 기기들의 팬 회전속도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

이제 이 PC에 남아 있는 소음은 VGA카드에 장착되어 있는 팬과 파워서플라이에서 돌아가는 팬 두개밖에 안남아 있다. PC의 소음을 줄여보겠다는 나의 계획은 이 정도에서 일단 마무리 하려고 한다. 차후에 데스크탑을 하나 더 산다면 24시간 켜놓는 PC에서 VGA카드를 떼어낼 예정이기에, PC를 사용하지 않을 시의 소음은 더욱 줄어들 것같다. 아마도 가을이 깊어갈 즈음하여 고려해 볼 예정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