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스캔 AOC 2369

얼마전에 사용하고 있던 Dell사의 U2312hm 수리를 받으면서 더 오래전에 사서 사용하고 있던 동사의 U2311h는 아직도 멀쩡하다고 내구성에 대한 칭찬을 했었는데, 말이 식기도 전에 얼마 안가서 고장이 나버리고 말았다. 내 방에 페인트칠과 바닥 데코타일 시공을 한다고 마루에다 내놓았다가 시공후 다시 세팅을 해 놓았는데, 그 과정에서 이상이 생겼던 것인지 아니면 수명이 다된 상황에서 그저 재설치가 트리거가 되었던 것인지...

그리고, 얼마동안 듀얼모니터 상태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랬다. 난 트리플모니터 환경에서 일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평소에 인터넷 서핑이나 드라마 감상, 축구시청 정도의 일을 할 때는 듀얼모니터 환경은 충분하지만, 선물옵션 트레이딩을 할 때는 이미 트리플모니터 환경에 익숙해져 있는지라 부족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특히나, 주식선물 포지션도 감당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더욱 그러했다. 결국 추가로 모니터를 주문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알파스캔의 AOC 2359이다. 정식 명칭은 AOC 2369 IPS MHL + DP 무결점이란다.

이 모니터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한다면 역시나 좌우프레임이 꽤나 얇다는 것인데, 기존에 기존에 사용하던 Dell사의 모니터가 1.8cm 정도임에 비해서 알파스캔의 2369는 1.1cm정도이다. 게다가 LCD부분과의 동일 레벨로 만들어져 있어서 더욱 얇게 느껴진다. 특히나, 데스크탑 배경을 검은색으로 하거나 동영상을 볼 때는 이 얇은 프레임마저 화면의 일부라고 느껴지는 디자인이다. 이런 얇은 좌우프레임은 나와같이 가로로 다중모니터를 구성한 환경에서 매우 의미있는 장점이 된다. 옆에 울며 겨자먹기로 사용하고 있는 더욱 오래된 뷰소닉의 22인치 모니터를 치우고 이 모니터를 하나 더 살까하는 유혹을 강하게 느끼는 중이다. 다만, 반대급부로 하단 프레임의 폭은 두꺼운 편이다.

다른 물건은 새로 사면 기분이 좋은데 TV도 그렇고 모니터도 그렇고 디스플레이 장치가 중요한 기기들은 구입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이다. 디지털 기기임에도 불구하고 결국 화면으로 표시해주는 LCD 부분은 아날로그인지라 늘 불량화소가 없는지, 빛샘현상은 없는지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면에 있어서 이번에 구입한 AOC 2369는 무난한 제품인 듯하다. 나만 양품이 걸렸는지 QC가 잘 되서 출고되는 제품들이 모두 이렇게 하자가 없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IPS LCD의 고질적인 문제인 좌우측 화면균일성도 꽤나 양호한 편이고, 불량화소도 발견되지 않았다. 물론, LCD 디스플레이의 또다른 고질적인 한계인 어두운 화면 표시 문제는 어쩔 수 없는 듯하다. 검은색을 검은색으로 표시해주지 못한다.

단점도 몇 가지 있다. 첫째로 밝기가 다소 부족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옆에 있는 Dell사의 U2312hm과 비교해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U2312hm은 밝기를 75정도로만 설정해 놓아도 100으로 설정한 AOC 2369보다 밝다.

두번째로 화면에 코팅되어 있는 무반사코팅지가 좀 과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반사는 안되는데 화면의 선명도를 좀 저해한다는 느낌이 든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약간 D-SUB에 물린 화면이라는 느낌이 약간 난다. 화면이 부드러워 졌다고 좋아할 사람도 있을 수도...

세번째로 화면 켜질 때 뜨는 AOC라는 하얀 글자는 상당히 거슬린다. 글자 자체가 안티얼라이싱도 안된 거친 아웃라인인데다가 그 글자가 떠있는 시간이 상당히 길게 느껴진다. 하단 프레임 중간과 좌측에 회사명과 브랜드 명을 찍어 놨으면 되었지, 화면에도 그렇게 표시를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스탠드가 참 부실하다. Dell사의 탁월한 스탠드를 사용하고 있었던 나로서는 참 용납할 수 없는 스탠드인데, 제대로된 스탠드를 사려거든 추가로 5만원을 지불하라고 하는데, 참... 사실, 이건 알고 구입한 것이다. 지금은 책 몇권을 받혀서 높이를 기존 모니터들과 맞춰 놓은 상태이고, 차후에 듀얼모니터용 모니터암을 따로 장만할 예정이다. (이것도 역히 알고 구입한 것이지만) AOC 2369 뒷면에는 VESA홀이 있기 때문에 모니터암에 설치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화면 자체는 나무랄 것이 없이 좋고 추가로 좌우프레임이 얇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위에서 열거한 단점도 있는 제품이다. 난 가장 중요한 화면의 퀄리티에서 만족하며, 얇은 좌우프레임도 꽤나 결정적으로 구입에 이르는 장점이었기에 전반적으로 만족하며 쓸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내 입장에서 단점들 중에서 유일하게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는 세번째로 언급한 화면 켜질 때 AOC 글자 뜨는 것이다. 이거 무슨 바이오스 업데이트같은 걸로 없애지 못하려나?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