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쿼트 2년, 그 결과

계속 올챙이처럼 튀어나오는 뱃살을 보다못해 더 나오면 큰일 난다는 위기감에 스쿼트라는 운동을 시작하게 된 지도 벌써 2년이 살짝 넘었다. 그 전에도 배가 자꾸만 나와서 짐에 등록을 한 적은 있지만 3개월동안 10번은 갔을라나... 가서도 그냥 TV 보면서 걷기만 하고 온 적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으로 고른 것인데 그것이 바로 맨몸 스쿼트이다. 스쿼트도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하면 효과가 훨씬 좋다고 하는데, 어떻게든 운동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자, 그냥 집에서 맨몸 스쿼트로 시작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좀 방황하다가 나만의 세트구성을 만들었는데, 레그레이즈 10회 * 3세트, 푸쉬업 10회 * 3세트, 그리고 에어 스쿼트 25회 * 4세트가 주이다. 세트 사이의 인터벌은 30초 정도를 쉰다. 인터벌이 좀 긴 감이 있긴 한데, 너무 빡세게 바로 하면 질려서 안할까봐... 난 이제 내 자신을 너무 잘 안다. 워낙에 운동을 싫어해서리... ㅋㅋ 그리고 바쁠 때는 스쿼트만 하는 경우도 많았다. 횟수로는 일주일에 두어번 정도... 꽤 느슨하다.

워낙에 평소에는 운동과 담쌓고 살아왔던 터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는데 꽤 오래 걸렸다. 다른 사람들은 뭐 몇개월만에 배에 식스팩도 만들고 한다던데, 난 워낙에 운동을 싫어하는지라 질려서 중간에 포기할까봐 스트레스를 최소화 하면서 운동하는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게다가 성과도 그리 화려하지는 않다. 그래도 앞으로도 이렇게 느슨하게 할 계획이다. 평생한다는 생각으로...

의도적으로 먹는 양을 많이 줄이는 식이요법도 병행하였는데, 거의 기존보다 2/3 정도만 먹었다. 밖에서 사먹을 때도 밥공기의 1/3 정도는 남겼다. 처음에는 좀 배가 고팠는데 나중에 습관이 되어 그런 것인지 위가 줄어 들었는지 딱히 배고프다는 생각은 잘 들지 않는다. 그래도 주말을 제외하면 세 끼를 잘 챙겨 먹는 편이다. 다만, 뭘 해도 좀 맥아리가 없는 기분이 든다. 쉽게 피곤해진다고나 할까. 다행히 요요현상은 딱히 없다.

결과적으로 처음 시작했을 때의 그 심각했던 뱃살은 많이 빠진 상태이다. 다행이다. 안빠질 줄 알았다. 여전히 군살이 있고 옆구리살이 보기 좋지 않게 튀어 나온 상태이긴 하지만, 적어도 식전에는 뱃살이 그다지 도드라 보이지 않는 수준까지는 된 것 같다. 물론, 식후에는 배가 좀 나와 보인다. 배를 주물러 보면 살속에 파묻힌 근육이 살짝 만져지기도 하는 수준이다. 또한, 스쿼트로 인하여 허벅지가 좀 단단해진 편이다. 이 정도가 무려 2년간 얻은 가소로운 성과이다.

생각해보면 뱃살이 빠진 것이 운동 때문인지 다이어트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행스럽게도 다이어트의 요요현상같은 것이 없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