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이 맛있는 팥빙수 @옥루몽 왕십리점 with 심이

CGV왕십리에서 영화를 보게 되어, 심이누나에게 저녁 어떠냐고 연락을 해봤는데, 예상외로 흔쾌히 괜찮다고... 왕십리 민자역사 3층에 있는 가츠라에서 저녁을 먹고 일반적인 경우라면 커피를 마시러 가겠지만, 이미 옥루몽을 본 상태라 팥빙수를 제안했다.

몇 번 본 적은 있지만 옥루몽을 방문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뭔가 전통팥빙수 이미지를 풍기고 있어서 왠지 설빙에서와 같이 팥빙수에 콩가루를 뿌려주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했었다. 내가 워낙 콩가루 뿌려진 팥빙수를 싫어하는지라... 그러나, 다행히 깔끔하게 물, 우유, 연유, 팥으로만 만든 팥빙수가 제공되었다.

설명에는 우유얼음이 아니라 물얼음이라고 하면서 이것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먹어 보면 우유얼음과 크게 맛이 차이나지가 않는다. 물얼음을 장점으로 내세우는 이유는 청결함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 우유얼음을 만들 경우 제빙기 청소가 완벽하지 않을 경우에 제빙기에 남아 있는 우유 찌꺼기에 세균이 증식하여 이 불결한 제빙기로 만든 빙수를 먹을 경우 배탈과 설사가 동반되는 고통을 겪게 된다. 직영점의 경우에는 관리가 잘 되어 그럴 가능성이 적지만 가맹점일 경우 가맹점주가 관리를 잘 하지 않으면 이런 위험성에 노출될 가능성이 꽤 높다. 그래도, 우유 얼음을 사용하는 것은 우유얼음으로 만들어야 더 맛있기 때문! ㅋㅋㅋ

팥빙수의 퀄리티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역시 팥의 퀄리티와 얼음의 퀄리티일 것이다. 최근에 인기를 끌고 있는 팥빙수집은 모두 고운 얼음을 사용하고 있음으로 위생상의 문제만 아니라면 얼음의 퀄리티는 모두 상향평준화되어 있는 상태, 역시 팥의 퀄리티에서 차별화가 가능하다. 그런데, 옥루몽의 팥은 꽤나 맛있다. 적당히 달고 찐득찐득해 보이는게 꽤 진하다. 아티제의 팥이 신선한 느낌이라면 옥루몽의 팥은 꽤 진한 느낌이다.

아마도 밀탑 이후로 가장 마음에 드는 팥빙수가 아닐까 생각된다. 활동 반경에 옥루몽이 발견되면 종종 들러야 겠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