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랜카드, 네티스 WF2190

802.11ac 표준이 점점 범용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무선랜의 속도는 이미 유선랜의 속도에 육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난 여전히 안정성이나 신뢰성이라는 측면을 고려하여 중요한 업무를 하는 PC의 경우에는 유선랜을 이용해 왔다. 일반적으로 데스크탑에서는 무선랜보다 유선랜을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기도 하니, 주로 데스크탑을 선호하는 내가 무선랜보다 유선랜을 더 선호하는 것은 어쩌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런데, 무선랜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생겨 버렸다. 봄을 맞이하여 방 인테리어를 좀 바꿔 보고자 가구배치 등을 새로 하려는 계획을 세웠는데, 그 계획대로 가구배치를 하려면 랜선을 구석구석 사방으로 돌려야 한다는 문제가 생겨 버렸다. 예전같았으면 당연히 무리를 해서라도 몰딩을 사다가 사방으로 돌렸을텐데, 미관상 보기 안좋을 것 같기도 하거니와 일이 너무 커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어 데스크탑에 무선랜카드를 달아서 무선랜 환경을 만들면 어떨까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다.

유선랜을 더 선호하기는 하지만, 난 이미 무선랜에 대한 신뢰가 어느정도 쌓여 있는 편이긴 하다. 예전에 갑자기 서버용도로 사용하고 있던 PC의 파워서플라이가 터져 버려 임시방편으로 랩탑을 서버용도로 사용하고 이 랩탑을 무선랜으로 연결해 놓았는데, 그 임시방편이라는 것이 지금까지도 그냥 계속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딱히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니 당분간 그냥 그렇게 사용키로 한 것이다. 신뢰는 바로 이 과정에서 쌓인 것이고...

그래서, 결국 USB3.0으로 동작하는 무선랜카드를 하나 장만하였다. USB 무선랜카드는 이때까지 장만해본 적이 한 번도 없고 고려대상도 아니었던 지라 배경지식이 별로 없는 상태에서 짧은 시간에 검색을 하여 그럭저럭 성능이 괜찮으면서 국내에 유통이 원활하게 되는 것 중에서 골랐는데, 최종적으로 선택된 것은 네티스 WF2190 USB3.0 이라는 녀석이었다.

안테나를 장착하지 않았을 시에는 그냥 USB 플래쉬메모리같이 생겼는데, 크래들을 제공해서 직접 연결하기가 적합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연장선을 이용하여 적절한 곳에 위치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그래서 데스크탑에 직접 꼽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내 무선공유기와 가까운 곳에 위치시키고자 제공되는 크래들을 이용하여 적절한 곳에 놓아 두었다.

성능은 상당히 만족스럽다. 일반적인 웹서핑이나 HTS 사용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802.11ac의 스펙상 최고 속도는 867Mbps까지이고 신호가 강하다면 셀제 속도도 최소한 이것의 절반속도는 나오니 우리집에 들어오는 인터넷망의 스펙상 최고속도인 100Mbps를 훨씬 웃도는 상황이라 당연히 문제가 없이 잘 나와야 한다.

내가 좀 우려를 했던 것은 내부네트웍 속도였는데, 무선랜으로 연결되어 있는 다른 랩탑으로 파일을 전송해보니 약 17MB/s 정도의 속도가 나왔다. 다소 실망스러운 속도이지만 랩탑의 무선랜카드 성능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되어, 이번에는 다른 랩탑에다가 랜선을 꼽고 다시 파일전송을 시도해보니 25MB/s 정도의 속도가 나왔다. 아무래도 내 데스크탑PC의 USB3.0이 문제가 있는 것같다. 더 빠른 속도도 나와야 하는데... 음... 기존 랩탑과의 전송속도보다는 잘나오니 당분간은 그냥 써야겠다.

랜선이 없어지니 방이 좀 더 깔끔해졌다. 새롭게 인테리어를 바꾸고자 하는 상황에서 무선랜이 가져다 주는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한다. 그럼에도 안테나를 저리 뿔같이 달아 놓고 있는 것이 그리 이쁜 모양새는 아니다. 못봐줄 정도는 아니니 그냥 이렇게 두고 사용할 계획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사용시에 저 커넥터캡을 잃어버릴 염려가 있다는 것이다. 크래들 어딘가에 꼽을 수 있게 만들면 좋을텐데 좀 아쉽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