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저축펀드 스트레스

난 내 돈을 누군가가 대신 투자해준다는 사실을 안좋아하는 인간인지라 그동안 펀드라는 것에 가입했던 적이 별로 없었으나, 절세차원에서 불가피하게 딱 한번 400만원을 입금하였던 펀드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연금저축펀드이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펀드는 만족스러운 성과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만족스러운 결과임에도 제목에 스트레스라는 말을 쓴 것은, 결과보다는 과정때문이다.

가입 당시에 난 펀드임에도 외환은행에 가서 계좌를 열었다. 당시에 외환은행이 월급받는 통장이기도 하고 대출 등에서 금리 할인을 목적으로 은행자체등급 관리 목적도 있었다. 연금저축펀드가 이 은행자체등급에 영향을 주는 지는 잘 모르겠다.

연금저축펀드는 연금저축펀드라는 모계좌 안에 자계좌로서 여러 가지 펀드를 성향에 맞게 가입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난 고작 4백만원이지만 나의 미래에 쌈짓돈이라는 생각에 열심히 주식시장을 관찰하면서 펀드 유형을 주식형에서 채권형으로 또 그 반대로 바꾸곤 한다.

문제는 창구직원들이 연금저축펀드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떨어진다는 것. 이 펀드 변경을 하러 창구에 갈 때마다 창구 직원은 당황을 한다. 아마도 연금펀드를 이렇게 수시로 변경하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하다가 안되서 본사에 전화를 하기도 하고, 옆 창구 직원에게 물어 보기도 한다. 그나마 창구 직원이 펀드 관련 업무 담당자면 처리 시간이 "비교적" 짧아 지지만, 외환담당이거나 보험담당자이면 당황하면서 다른 창구 직원 서너명이 동원되어 내 업무를 해결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은행측에서는 고객의 업무를 단순/상담/대출/기업 정도로 분류하는 듯하다. 그래서, 펀드때문에 왔다고 하면 번호표 뽑아주는 분이 그냥 "상담"으로 뽑아준다. 그러면, 내 차례에 펀드담당자가 걸릴 지 외환담당자가 걸릴 지는 그저 행운에 맡기는 수 밖에... 뭐 펀드담당자라고 해도 연금저축펀드 업무에서는 상당히 서툴어서 시간이 많이 단축될 것 같지는 않지만...

업무가 길어지면서 창구 직원에게 이런 문제를 하소연해보긴 했는데, 그저 다음엔 잘 될거에요라고 "친절히" 확신을 준다. 그리고, 내 불편은 계속된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