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수익과 특별상

선물옵션 트레이딩을 다루는 카페인 "파생인의 쉼터"에서 활동(?)한 지도 꽤 시간이 흐른 것같다. 아마도 SK증권에 계좌를 연 이후로 계속 드나들고 있으니, 1년은 넘은 것으로... 얼마 전부터는 카페 회원들만 참가할 수 있는 카카오톡 단체카톡방이 열려서 종종 시장 상황이나 전략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듣곤 한다.

그런데, 느닷없이 나보고 특별상을 수상하였다는 정부장님의 톡을 받고 의아했다. 얼마 전부터 카페 활성화를 위해서 여러 부문에 대한 시상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는데, 내가 활동(?)이라고 표현을 하긴 했지만, 카페에 적극적으로 글을 자주 남기거나 댓글을 자주 남기는 것은 아니고 그저 눈팅만 하는 것이기에 상을 받을 일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수상한 내역은 특별상인데, 나머지 상이 정량적으로 출석을 몇 번 하였는지, 글을 몇 개나 썼는지 등에 대한 수상이라면, 특별상은 정성적으로 카페 활성화나 회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 등에 대해서 종합적으로 정부장님이 판단하여 결정을 한다고 한다. 수상이유는 단톡방에서 수다 열심히 떨어주고, 이베스트증권에 환전수수료 많다고 항의해서 매우 낮은 환전수수료가 발생하는 예약환전에 대한 글이 올라온 것이 주요했다고...

살짝 얼떨결하긴 하지만, 계좌번호 불러 달라는 말에 냉큼 불러 드렸다. ㅋㅋㅋ 뭐 돌아가면서 두루두루 주는 상이기도 하고, 앞으로도 열심히 활동해달라는 의미가 큰 상이다. 그런데, 상받고 나니 내가 단톡방에서 수다를 너무 열심히 떨었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베스트 증권에다 너무 강하게 이야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실제로 단톡방에서 이베스트 담당자가 나에게 전화하는 걸 꺼린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내가 전화상으로 욕을 한 것도 아니고, 인신공격을 한 것도 아닌데, 왜...;;

그리고, 나쁜 수익에 관한 이야기. 장마감이 다가올 무렵에 정부장님이 언급한 내용인데, 손절을 하지 않고 버티면서 얻은 수익은 나쁜 수익이라는 이야기였다. 버티다 보면 실제로 성공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훨씬 많은데, 그러다가 결국에는 한방에 나가떨어진다는 것이다. 손절하지 않고 버티는 것이 습관이 되면, 정말 명백히 손절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손절을 못하고 버티다가 한방에 털린다는... 그래서 나쁜 수익이라고...

나의 트레이딩 스타일도 위와 다르지 않아서 상당히 가슴에 와닿는다. 실제로 내가 수익을 얻을 때는 버텨서 수익을 얻었고, 크게 당할 때도 버티다 손절 타이밍이 늦어서 몇백으로 막을 걸 몇천을 날린 경우도 많았다.

쎄타theta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가능한한 빨리 포지션을 청산하는 옵션매수전략과는 상반되게, 옵션매도전략은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결국 크게 얻어 맞는다. 세타를 수익으로 전환하는 쏠쏠함에 빠져 손절의 시기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걸 "기차길에서 동전줍기"라고 표현한다는데... 동전을 줍다가 기차가 오는 소리가 들리면 얼렁 기찻길에서 나와야 하는데, 동전 더 주우려다가 기차에 치인다고... 누구나 빠져나올 수 있을 것 같지만, 빠져 나올 땐 동전이 너무 무거워 동전을 버리고 나와야 한다면 빠져나오지 못하고 기차에 치이는 사람들이 이해가 될 것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