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딜리아니전 @한가람미술관

요즘 볼만한 전시회가 꽤 많이 열리고 있다. 놓칠 새라 열심히 다니고는 있는데, 이것도 쉽지 않네. 이번에 방문한 전시회는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모딜리아니전. 모딜리아니 작품은 그저 사람 길쭉길쭉하게 느려뜨려서 그리는 스타일 말고는 딱히 아는 바가 없어서, 이번 기회에 좀 더 지식을 쌓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방문을 하였다.

5시 40분경에 도착하였는데, 티켓팅을 할 때 6시부터 할인된다면서 괜찮겠냐고 해서 기다리겠다고 했다가, 문득, 6시에 엄청난 인파와 함께 입구에서 버벅거리며 관람을 하는 광경이 떠올라 생각을 바꿔 그냥 표달라고 하니, 창구직원이 피식 웃으면서 표를 하나 준다. 창피하다. 고작, 2천원에 체면이... ㅋㅋㅋ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모아서 전시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한 작가의 작품만 모아서 전시해놓는 스타일을 선호한다. 이렇게 계속 비슷한 그림들을 반복적으로 보게 되면 작가의 스타일이 훨씬 효과적으로 머리에 각인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전시회는 상당히 만족스럽다. 모딜리아니의 스타일을 잘 인식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다만, 유화 그림수가 좀 부족하지 않나 생각된다. 중간에 드로잉 등이 잘 큐레이션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 보는데 한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오디오가이드까지 들으면서 관람한 것임에도 그러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해주기는 좀...

심미적으로 모딜리아니의 작품들이 그리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 독특한 스타일이고 개성 넘치는 스타일임에도 그림을 또 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특히나, 초상화들의 눈이 너무 무서워, 쳐다보고 있으면 좀 섬뜩하기까지 하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