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더글라스 케네디

더글라스 케네디 작품의 애독자가 된 이후 그의 작품들을 아끼고 뜸들여서 읽고 있다. 한꺼번에 다 읽어 버리면 아쉬울 것 같아서... 최소한 3개월의 텀은 두고 읽고자 하는데, 이번에는 인터벌이 좀 길었다.

이번에 읽은 책은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으로, 거창한 제목과는 달리 그냥 지루한 듯한 결혼생활과 외도에 대한 소박한(?) 가정사를 다루고 있다.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State of the Union은 찾아 보니 국회에서 하는 대통령의 연설을 의미하는 것 같은데, 책의 내용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도무지 연관성을 찾을 수가 없다. 딱히, 억지로 찾으려 하지도 않았지만... ㅋㅋ

이념 논쟁이 치열했던 시기를 미루어 보아, 시대적 배경은 (1부에 한해서) 전에 읽었던 『행복의 추구』와 상당히 비슷한 시기인 듯한데, 매카시즘이 내용에 진하게 개입되어 있는 『행복의 추구』와는 다르게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서는 그것이 살짝 걸쳐져 있는 느낌이다.

이야기는 주인공인 한나가 우연스럽게(?) 외도를 하는 사건이 1부, 그리고, 30년이 넘은 이후 갑자기 그 외도 사건이 세상에 들추어지는 것이 2부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공감이 될 듯 되지 않을 듯한 것이 아버지라는 사람이 결혼한 딸의 집에 혁명동지(?)를 며칠 묵어 가게 한다는 것이 시대적 상황으로 비추어 보아 그럴 수 있기도 한 것 같고, 어찌보면 시대적 상황이 그러하면 더욱도 그러지 말하야 할 것 같고 좀 아리송하다. 한나가 선을 넘는 상황은 이미 복선을 많이 깔아 두었기에 오히려 공감이 간다.

2부는 정말 흥미 진진하게 진행되는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기도 하거니와 딸의 문제까지 엮여 지면서 일이 점점 엉망진창이 되고 그럴 수록 독자들은 멈출 수 없이 책장을 넘겨 나갈 수 밖에 없다. 여러 가지 사건들이 펼쳐지고 결정적인 순간에 이것들이 제대로 버무려 진다.

흔히 결혼에 대한 장점을 나열할 때 영원히 내편이 생긴다라는 말을 종종 하곤 하는데, 그것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상기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렇게 드라마틱한 상황이 오지 않더라도 배우자가 언제나 자신의 편을 들어줄 것이라는 것은 매우 순진한 생각일 지도 모른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