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 아담스 보스턴 라거와 듀벨 첫시음 @맥주창고

매드포갈릭에서 배를 채운 후, 평소같으면 커피를 마시러 가는 프로세스겠지만, Linzy는 그런 스타일이 아닐 것이라 지레 판단하여 맥주를 마시러... 장소는 강남역 11번출구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어느 맥주창고였다. 정확한 명칭은 잘 모르겠다. 예전에 가려다가 겨울인데 난방에 박하다는 생각에 나왔던 기억이 있었던 곳이다.

두 병을 마셨는데, 첫번째로 선택한 것은 사무엘 아담스 보스턴 라거. 미국맥주라고 알고 있는데, 다른 미국맥주들과 달리 물, 맥아, 홉, 이스트로만 맛을 낸 맥주이다. 라거 계열에서 독일/체코 스타일을 선호하는 난 맥주 순수령 옹호자이다. 실제로 맛은 독일 라거 중에 하나인 크롬바커와 매우 흡사한데, 조금 더 (빛깔만큼이나) 강렬하게 향이 다가온다. 라거치곤 바디감도 좀 느껴지고... 그러나, 크롬바커의 영비천스러운 향을 좋아 하지 않는 나로서는 그 향이 더 강하게 느껴져서 딱히...

두번째는 벨기에산 듀벨. 현지어로 어찌 읽는 지는 모르겠지만, 듀벨이 두 배라는 뜻으로 알콜 도수가 두 배임을 의미한다는 것을 얼핏 들은 적이 있는데, 실제로 9도에 가까운 (맥주치고는) 꽤나 강한 술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330ml 두 병을 마시면 살짝 아리까리 상태가 되는 나의 주량을 훨씬(?) 초과하여 마신 셈이다. 사실상, 330ml 세 병을 마신 셈이니... 더 독하다는 느낌이 딱히 없었는데 마시다보니 헤롱헤롱 혀가 꼬여 말이 빨리 안나온다. 취해서인지 (라거 계열과는 구별지을 수 있지만) 맛에서 특별함을 간파하지는 못했다. 다음에 마트에서 사다가 맨정신으로 마셔봐야 겠다. 가능하려나...

그나저나, 마이존 화요일 & 수요일 중급토론 합동비상대책회의 차원에서 만난 것인데, 연애 얘기만 하다 끝난 것 같다. 하긴, 우리끼리 회의 해봐야 뭐 달라지는 것이 있겠냐마는...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