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식사권과 매드데이 세트 @매드포갈릭 광화문D타워점

금년에는 매드포갈릭을 정말 자주 방문한 것같다. 맥도날드보다 자주 방문한 듯하다. 그러면서도 제공되는 쿠폰같은 것에는 신경을 못썼는데, 몇 주 전에 2인식사권이 발행되어 있었던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도 내 계정으로 적립 몰아주기 해주고 있는 Davina가 다른 지인들과 매드포갈릭에 가서 적립을 하다가 2인식사권이 있다는 것을 매드포갈릭측으로부터 들어서 나에게 전해줬기에 알게 된 사실이다. 그래서, 일정잡기 힘든 12월에 우리 셋이 힘겹게 자리를 마련하여 2인식사권을 즐기게 되었다.

그런데, 하필 우리가 약속을 잡은 날이 마지막주 수요일, 매드데이였다. 평소에 다른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비해서 고가정책을 유지하면서 가끔 쿠폰으로 생색을 내곤 하는 매드포갈릭인데, 특히나 마지막주 수요일은 문화의 날이라는 명분으로 특정 메뉴 두 개를 세트로 묶어 만원에 판매하는 선심을 쓰는 날이다. 다른 이들에게는 평소에 부담스러워 못가던 매드포갈릭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좋은 날이기도 하지만, 나에게는 손님 미어 터져서 피하고 싶은 날이라 일부러 피하곤 하였는데, 이번에는 깜박 잊고 마지막주 수요일에 약속을 잡고 말았다. 게다가 12월이라니...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아, 광화문 근처에 있는 두 지점에다 하루 전에 예약을 시도해 보았지만, 예상대로 예약은 일찌감치 마감된 듯했고, 결국 당일에 조금 일찍 가서 웨이팅을 하는 것으로... 광화문D타워점에 30분이나 일찍 갔지만 돌아 오는 반응은 예상대기시간 80분! 어차피 식사권 마감일자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기다리기로 하였다. 조금 기다리고 있으니 Joshua 형님이 오셔서 잠시 차를 마시러... 그리고, 잠시 후에 Davina도 처음 약속한 시간 즈음해서 도착하였다. Davina 승진해서 이제 어차장이란다. 그래서 오늘의 저녁은 어차장 승진기념 모임으로 급정해 버렸다. ㅋㅋㅋ

30분을 폴바셋에서 더 뻐띵긴 다음에 7시 30분쯤에 올라갔으나 여전히 우리 앞에 9팀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30분을 더 기다려서야 테라스자리라도 괜찮으면 들여 보내주겠다는 제안에 응하며 8시쯤에 착석할 수 있었다. 말이 테라스지 그냥 복도 비스무례한... 그래도 9시에나 먹을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보다는 일찍 자리를 잡을 수 있었기에...

우선 2인식사권에 포함되어 있는 메뉴는 매드포갈릭의 대표메뉴인 갈릭스노윙피자Garlic Snowing Pizza, 그리고 처음 맛보게될 갈릭페노파스타Garlicpeno Pasta였다. 여기다 매드데이 할인 세트메뉴 중 하나인 드라큘라킬러Dracula Killer와 홍합찜를 주문하였다. 처음에는 어리버리한 알바가 와서 2인식사권과 중복할인은 안된다고 하였으나, Davina가 다시 한번 확인해보라고 웃으며 돌려 보내니 그제서야 매드데이 세트메뉴와는 중복이 가능하다고 하여 성공하였다. 알바가 근무한 날보다 우리가 방문한 날이 더 많은 것 같다.

오랜 기다림에도 불구하고 폴바셋에서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하나 먹은 관계로 배가 그리 고프지는 않았다. 아니면 너무 배가 고파서 지쳐버렸거나... 드라큘라 킬러가 먼저 등장한다. 매드데이를 이미 경험해본 Joshua 형님이 어떻게 먹는 건지 알려 준다. 슬라이스로 칼집을 낸 빵 사이에 마늘을 넣어서 먹으면 된다. 뭐 그냥 스타터 수준의 메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난 바삭바삭한 식감의 바게트빵도 좋아하기에 맛있게 먹었느나 Davina는 부드러운 빵을 좋아한다며 하나만 먹어, 내가 마지막에 Davina 몫을 빵 하나를 더 먹었다.

그 다음 역시 매드데이 세트메뉴 중 하나인 홍합찜이 등장했다. 홍합찜은 우리가 평소에도 종종 선택하던 선호 메뉴 중에 하나였는데, 오늘따라 홍합안에서 알맹이가 빠져나와 빈 껍질만 있는 홍합이 많아 좀 실망을 하였다. 물론, 그릇 아랫부분에 빠져나와 있는 홍합 알맹이가 있긴 하지만, 홍합껍질에 붙어 있는 거 먹는거랑 빠져 나와 있는 걸 먹는 건 기분이 다르다. 왠지 덜 신선한 것 같기도 하고... 매드데이에 뭘 바라겠나.

그 다음으로 2인식사권으로 제공되는 메뉴가 나왔는데, 갈릭스노윙피자는 늘 그렇듯 만족스러웠고, 갈릭페노파스타는 뭔가 중국음식같은 맛이 나왔다. 어떤 소스를 넣으면 이런 맛이 나오는 것일까? 오이스터소스인가? 다만, 얼마 전에 먹었던 태국음식 풍의 트리플갈릭파스타가 더 나았던 것같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위의 네 메뉴를 먹으면서 고작 만원을 지불하였다. 계산할 때 총무담당 Davina가 민망하다고... ㅋㅋㅋ 1인당 3,300원씩 내고 저녁을 즐긴 셈이다. 커피값이 더 나왔다. 여러 메뉴들이 완벽히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1인당 3,300원이라는 가격때문에 꽤나 만족스러운 저녁이었다. 늘 할인쿠폰을 쓰면서도 VIH, 즉 베리 임포턴트 호갱님이라는 생각이 들곤 하였는데, 오늘의 저녁으로 그런 생각은 접기로 하였다. 한 번만 더 가면, 1년에 40만원이상 & 8회이상방문 조건을 만족시키므로, 4인식사권을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으하하하하 ㅋㅋㅋ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