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은 알고 있다』 대니얼 샤모비츠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식물보다는 동물에 더 관심을 갖게 마련이다. 가만히 제자리에서 조금씩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끈질기게 감상하는 것보다는 당장 다이나믹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동물이 더 흥미로운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그럼에도 식물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그들의 신비한 생명력에 감탄하는 이들도 있게 마련이다. 『식물은 알고 있다』가 이미 식물들에 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쓴 책인지, 동물에만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식물들에게도 관심을 가져 달라고 쓴 책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식물에게 조금이나마 관심이 있는 나에게는 꽤 적당한 책이었다. 두께도 얇아서 크게 부담도 없고... ㅎㅎㅎ

식물의 여러 가지 감각기관을 본다 냄새맡는다 등으로 흥미롭게 설명하는데, 생각해보면, 책에 나오는 내용들은 대부분 12년동안의 초중고교 시절에 이미 배웠던 내용이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과거에 배웠던 그 내용들을 다시 상기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식물들이 아주 느린 속도지만 원을 그리며 미세하게 움직인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로웠다.

또다른 흥미로웠던 대목은 파리지옥에 관한 것인데, 식충식물들의 곤충의 접근과 접촉에 대한 반응은 전기적 신호라는 점이었다. 책에서는 인위적으로 전기적 신호를 이용하여 식충식물들이 곤충을 잡아 먹을 때와 같은 반응을 이끌어내는 실험을 소개한다. 파리지옥을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기도 잘 잡아 준다면 금상첨화 아닐런지?

추가적으로, 내 방에서 시름시름 시들시들 힘겹게 자라는 테이블야자가 건강하게 자라지 못하는지에 대한 추측으로써, 빛의 부족을 의심했는데, 이 책을 읽고 이 추정에 대한 확신을 얻게 되었고, 형광등 켜놓는 시간을 늘렸더니, 다소간 나아지는 현상을 목격했다. 식물은 빛이 부족하면 광합성에 대한 욕구를 위해서 더 높이 자라려는 특성이 있다고 한다. 테이블 야자는 직사광선보다는 다소 서늘한 곳에서 자라는 식물이라 빛에 대해 별로 신경을 안썼는데, 그럼에도 내 방은 지나치게 어두운 시간이 많았던 것같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