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난주우육라면

중국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 중에서 국수 종류를 먹고 싶다고 했더니, 곰탱이가 대안탑 남동쪽에 위치한 어느 국수집으로 나를 데려갔다. 간판에는 "중국난주우육라면"이라고 씌여 있었다. 물론 중국어 독음은 좀 다르겠지만... 난주우육라면은 중국사람들에게도 매우 유명하다고 한다. 물론, 이 가게에서만 난주우육라면을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난주의 특산품 정도로 대우받고 있는 듯하다. 명동칼국수같이 고유명사화 된 느낌도 있고...

메뉴는 그냥 곰탱이가 골라주는 것으로 먹었는데, 처음에 메뉴를 어떻게 고를 수 있었냐고 물어 봤더니, 그냥 뭔가 표시되어 있고 비싼 걸 골랐다고 한다. 메뉴가 그림으로 그려져 있으면 외국인 입장에서 상당히 편한데, 위 가게에는 계산하는 곳 위에다가 저렇게 큼지막하게 메뉴를 만들어 놓아서 필살기인 "쩌거/나거"를 쓸 수 있다. 우리는 왼쪽 최상단에 있는 25위안짜리를 주문했다. 그리고, 선불이다. 중국은 선불 시스템인 가게가 많은 듯하다.

주문을 한 후에 "출면구"라고 씌여 있는 곳 앞에 앉아 우리가 주문한 면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면만 주문즉시 삶고, 나머지 국물이나 각종 양념 등은 미리 만들어 놓고, 마지막에 조금씩 넣어서 한 그릇을 내놓는 시스템이다. 문제는 자신이 주문한 것을 중국어로 말하면 알아 듣고 픽업을 해야 하는데, 난 곰탱이가 있어서 가능했지만, 중국어를 모르고 여행을 왔을 경우 살짝 난이도가 있을 것같다.

비주얼이 뭔가 먹음직스럽지 않은데, 국물맛은 농심 신라면 맛과 상당히 유사하다. 그리고 면은 인스턴트면이 아니라 생면이라 훨씬 맛있다. 국물을 젓가락으로 휘젓다 보면 고기덩어리가 나오곤 하는데, 슬라이스된 고기에 익숙한 한국인으서 살짝 당황스러웠다. 그렇다고, 고기덩어리가 충분히 고와져서 갈비탕에 나오는 고기덩어리수준의 부드러운 식감도 아니다. 고기를 따로 고명같이 올려 놓으면 더 먹음직스러울텐데... 라는 생각이 든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