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안여행을 마치며

여행을 그리 좋아하는 성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해외여행을 하지 않다 보니 뭔가 떠나야 하지 않을까 같은 불안감같은 것이 새록새록 피어 오르고 있었다. 꼭 해외여행을 해야 한다는 법도 없는데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 지 잘 모르겠지만, 견문을 넓힐 필요가 있다라는 압박감 같은 것이 작용한 것이 아닐가 추측하고 있다. 이 타이밍에서 고등학교 친구인 곰탱이가 시안 여행을 권유하게 되었고, 전격적으로 중국 내륙 깊숙한 곳에 위치한 시안여행을 하게 되었다. 중국에 처음 가면서 베이징도 아니고 상하이도 아닌, 시안이라니... 좀 특이한 케이스이긴 하다.

7박 8일동안 중국에 머무르면서 느꼈던 것 중 하나는 정말 영어가 안통하는 나라라는 것이다. 정말 이렇게 안통할 줄은 몰랐는데, 참 영어가 안통하고, 아예 영어로 이야기할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다. 물론, 박물관 같은 곳에서는 영어가 가끔 통하기는 하는데, 길가다가 영어로 길을 물어볼 수 없다는 사실은 상당한 스트레스로 작용했다.

두번째로 느꼈던 것은 막혀 있는 여러 가지 인터넷 사이트 때문에 더 답답함을 느꼈다는 것이다. 평소 Facebook으로 친구들과 소통하는 것에 매우 익숙해져 있는 상태에서 Facebook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 또한 상당히 답답했으며, 구글 또한 막혀 있어 구글맵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상당히 불편했다. 다행인지 애플맵은 정상적으로 동작하는 것이 확인되어, 와이파이에 접속할 수 있을 시에는 애플맵을 구글맵 대신 요긴하게 사용하였다. 아이폰에 구글맵 대신 애플맵이 들어갔을 때 불편함을 느꼈었는데, 중국여행에서 애플맵의 혜택(?)을 본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중국의 음식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대체적으로 상당히 기름진데, 또 특이한 것이 단맛은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심지어 아이스크림을 사먹어도 부족한 단맛으로 인하여 밍숭밍숭하다. 이것이 서안시나 그 주변 음식의 특징인지 아니면 중국 전체의 특징인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본 중국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뚱뚱한 사람이 없었다. 아시아인들이 대체적으로 날씬하긴 하지만, 난 중국의 기름진 음식때문에 중국인들은 대체적으로 과체중인 경우가 많을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녀노소 막문하고 균형잡힌 몸매를 유지하고 있는 점은 놀라웠다. 내 추측으로는 음식에 단맛이 부족한 것으로 보아, 당분 섭취가 절제됨으로 인하여 과체중이 되지 않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언급할 것은 중국 사람들의 미적기준이 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절대 여자친구가 안생길 것 같이 생긴 남자와 절대 남자친구가 안생길 것 같이 생긴 여자가 참 애틋하게 데이트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처음에는 참 의아해 하다가, 그냥 중국인들과 한국인들의 미적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내가 그들을 낯설게 보는 것이다라는 결론으로 갈음하게 되었다.

앞으로 중국어를 열심히 공부해서, 다음 중국여행을 갈 때는 좀 더 원활하고 심도싶은 여행을 하겠다는 결심을 했는데, 생각해보니, 9년전에 바르셀로나를 여행하고 나서 스페인어를 열심히 공부하여 다시 스페인을 방문하겠다고 결심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이후 난 스페인어 공부를 거의 하지 않았지. 아마도, 중국어 또한 열심히 하지 않을 것같다. 결심은 결심이고, 실행은 또 다른 문제다. ㅎㅎㅎ

웨스틴 시안 레지던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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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