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오브이집트

갓오브이집트Gods of Egypt의 IMDB 평점이나 국내 평점이 별로 안좋아서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난 비평가들과 관객들 양쪽에서 최악의 영화라고 꼽힌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도 즐겁게 봤고, 심지어 역대급 망작이라고 일컬어지는 위쇼스키 남매의 "주피터어센딩"마저 재밌게 봤던 별난 영화취향을 가지고 있기에 약간의 거리낌에도 불구하고 극장을 찾았다.

스토리에 별로 기대를 안하고 그냥 CG나 즐기자는 생각으로 기대치를 낮추고 갔더니 의외로 재미있었다. 이집트의 신에 대한 이야기는 아는 바가 없어, 신화에 대한 고증이 얼마나 잘 이뤄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애초부터 정확한 고증을 기대하지도 않았고, 기대한 것은 오직 CG였기에 기대치가 충족된 것이다. 신이 뭔가 절대적이고 유일한 존재가 아니라 그저 인간보다 좀 더 우월한 종족이라는 세계관이 난 마음에 든다. 그리고, 신들끼리 영토싸움을 하는 모습이 워낙에 인간적이라 이 또한 나쁘지 않았다. 은근 스토리도 나쁘지 않은 것일까?

캐스팅된 배우 중에 눈에 띠는 배우가 하나 있었는데, 바로 코트니 이튼Courtney Eaton! 웃을 때는 귀요미인데 무표정일 때는 또 퇴폐미가 느껴진다. 천의얼굴을 가졌다고 하면 좀 과장이겠지만, 여러 배역을 소화하기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뜰 것같다. 나중에 찾아보니 2015년에 개봉한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Mad Max: Fury Road에서도 등장했었다. 생각해보니 그 때도 이쁘다고 느꼈었는데...

난 재미있게 보았지만 이 영화가 스토리를 중요시 하는 한국관객들의 눈높이에 맞는 영화라는 생각은 들지 않기에 주위 사람들에게 추천을 할 생각은 없다. 곧 극장에서 내려올 것같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