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동산 싸게 사기로 했다』 김효진

일면식도 없으면서 나의 독서생활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계신 채훈아빠님이 부동산에 관련된 어느 책에 대한 서평( http://blog.naver.com/hong8706/220684773270 )을 쓰신 것을 보고 읽게 된 책이 하나 있다. 『나는 부동산 싸게 사기로 했다』라는 책이다. "부동산"이라는 단어만 아니라면 소설같은 향기가 나는 제목이다.

저자인 김효진님은 오랫동안 증권사 애널리스트로서 커리어를 쌓아 오신 분인데, 부동산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어서 집을 사지 않아 왔으나, 자꾸만 올라가는 전세금 때문에 진지하게 부동산에 대한 분석을 시작하였다고 한다.

위에서 언급한 저자의 배경을 인지하고 읽어서인지 서술방식이 책보다는 증권사 리포트를 읽는 느낌이 들었다. 평소에 증권사 리포트를 잘 챙겨보는 편인 나로서는 그래서 더 잘 읽혔다. 실제로 책의 분량이 200여 쪽으로 짧기도 하거나와 익숙한 문체때문인지 순식간에 다 읽어 버려 카페에서 독서를 하려고 마음먹고 나왔다가 본의 아니게 일찍 귀가를 하게 되었다. ㅎㅎㅎ

일반적으로 부동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견지하는 쪽에서 나오는 근거로 노령화나 경기침체, 또는 일본의 사례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러한 것들이 수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저자는 반대로 공급측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건설사에서 분양하는 시기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공급측면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도출해낸 결론은 미분양 때문에 건설사들이 곤혹스러운 입장이 될 타이밍이 바로 적기라는 것이다. 미분양이 해결되지 않고 쌓이게 되면 자연스레 건설사들이 공급물량을 줄이게 될 것이고, 그러면 자연히 수요-공급의 법칙에 의해서 가격이 올라가게 되니, 그 타이밍에 사면 적어도 집 사고 나서 집값이 떨어져 난감해지는 상황은 피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저자도 아직 이러한 가설을 이용하여 아직 집을 산 것은 아니고, 부동산이라는 것이 상당히 많은 변수가 작용하며, 지역적인 특성을 타는 것이라 이러한 이론만으로 성공적인 집사기가 가능할 지는 미지수이지만, 적어도 부동산에 대한 지식이 하나 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스럽다.

다만... 집 살 돈도 없는데 난 이 책을 왜 읽었을까나... 쩝...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