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딩 리뷰, 2016년 6월물

한동안 잘 유지되던 자금관리가 이번 6월물, 그것도 6월 7일 한순간에 무너져 버렸다. 무려, -17M을 넘어서는 처참한 기록으로 마감하게 되었는데, 특히 7일 하루에만 15M이라는 손실을 기록하는 아찔한 순간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런데도 8일부터는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트레이딩을 했다. 손실에 무감각해지는 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에휴...

달러선물에서 씁쓸한 손실을 기록한 관계로, 6월물 초반이 그리 좋은 출발은 아니었는데, 그럼에도 KOSPI200 선물/옵션과 주식선물에서의 훌륭한 퍼포먼스로 5월 말 무렵에는 5M에 가까운 수익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5월말에 KOSPI200 선물지수에서 통계상으로 한번도 실패한 적이 없는 매도 시그널이 나타났고, 난 자신있게 선물 매도포지션을 취했다. 그런데, 의외로 단단하게 하단을 받쳐주면서 조금씩 조금씩 상승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난 이 시그널을 과신한 나머지, 콜옵션 매도포지션을 조금씩 쌓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정말 예상치 못한 일이 터져 버렸다.

3일, 금요일에서 토요일로 넘어가는 밤에 미국쪽에서 고용관련 지표가 발표되었는데, 충격적으로 좋지 않았고, FOMC의 6월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었던 전세계의 대부분의 금융시장은 급격히 방향을 바꾸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충일을 맞이하여 하루 더 쉰 후 개장한 7일, KOSPI200 선물지수가 시작하자마자 폭등을 하기 시작하였다. 여전히 시그널을 과신하고 있었던 난 이러다 다시 내려갈 것이라며 버티기를 하였고, 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나서야 잘못된 것을 깨닫고 포지션을 청산하였다. 만약 여기서 더 버텼으면 역대 최대의 손실을 기록할 뻔했다. 그 다음날인 8일에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던 것이다.

8일 초반 뒤늦게 상승시그날이 발생한 것을 따라가서 손실을 좀 줄이나 싶더니, 옵션만기의 혼란함에 다시 8일 수익을 넘는 손실을 기록하여 6월물을 처참히 마감하게 되었다.

7일의 예상치 못한 폭등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본다면, 과연 손절하는 것이 맞았나라는 생각에 동의하기는 어렵다. 즉, 해당 시그널을 생성한 공식을 수정해야 할 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이제까지의 경험으로는 이 타이밍, 즉, 만기를 이틀 앞둔 타이밍에 포지션을 청산해 버리면 꼭 처음 기대했던 쪽으로 움직여 버려 계좌도 망가지고 맨탈도 망가졌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다음 만기 근처까지 좀 더 생각을 해봐야겠다.

이번 6월물에서 얻은 결론이라면 역시, 한 방향으로 포지션을 함부로 쌓으면 안된다는 것이 아닐까 한다. 종종 이러한 방식으로 만기를 앞두고 멋지게 손실을 만회하곤 하였지만, 3일정도 포지션이 예상하던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면, 손실이 다소간 발생하더라도 자금관리의 측면에서 포지션을 축소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역시, 오랜만에 10M을 찍어 보겠다는 쓸데없는 욕망이 옳은 판단을 방해하였다. 그럼에도 만약 다시 6월물 그런 상황이 도래한다면, 과연 적절히 포지션을 축소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요 몇 달간 FOMC나 옐런 의장의 액션이 내 포지션에 도움을 준 적이 없는 것같다. 그들의 메시지로 인하여 전세계 금융시장의 급작스레 변하면서 내가 손실을 본 경우가 너무 많다. 그들이 미워진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