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빙수 @옥루몽 동대문DDP

난 팥빙수라면 환장을 한다. 그래서 봄철이 되면서 부터 팥빙수를 먹기 시작하곤 하는데, 금년에는 이미 초여름에 접어 들었음에도 아직 팥빙수 개시를 하지 못하고 있다가, 이제서야 첫번째 팥빙수를 먹게 되었다. 간송문화전을 관람하고 돌아가는 길에 동대문DDP 내에 옥루몽이 입점해 있던 것을 발견한 것이다. 옥루몽은 예전에 엔터6 왕십리점에서 심이누나와 맛나게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 이후로 왕십리점에 있던 그 옥루몽이 사라져서 아쉬워하고 있던 차였다.

국내산 팥을 사용한다고 홍보하고 있는데, 나야 팥이 수입산이든 국내산이든 퀄리티만 좋으면 상관이 없고, 옥루몽의 팥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단팥은 왠만하면 다 맛있잖아! 뭔가 전통을 강조하는 빙수집이라 그런지 팥빙수가 놋그릇에 서빙이 된다. 기품 있어 보이고 좋긴 한데, 정작 숟가락은 흰색 1회용 플라스틱 스푼이다. 왕립리 옥루몽에서는 놋숟가락이었던 것 같은데... 굳이 놋그릇이나 눗수저를 선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언발란스 함은 좀 거슬린다.

더 문제는 이 놋그릇에 수북하게 쌓아 놓은 얼음을 팥과 잘 섞기가 힘들다는 점이었다. 이것도 왕십리 옥루몽과 비교하게 되는데, 왕십리 옥루몽에서는 위에 토핑되어 있는 팥 이외에도 빙수 안에 있는 팥도 그 양이 적지 않아서 별 문제없이 잘 섞어 먹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 DDP에 입점한 옥루몽은 얼음 안에 있는 팥이 거의 있다는 시늉만 내는 정도여서 마음껏 토핑되어 있는 팥을 퍼먹다 보니 얼음만 남아 있는 사태가 발생하고 말았다. 팥 좀 더 얻을 수 있냐고 물었더니 돈주고 사야 한다고... 그래서 1,500원을 내고 팥을 추가하였다. 아까 KosoKoso에서 1,000원 할인받아서 좋아했더니만...

그리고, 또 한가지 불만이 있었는데, 제공되는 떡이 인절미라는 것이다. 난 찹쌀떡을 좋아하긴 하지만 인절미 콩가루를 별로 안좋아해서 위에 가지런이 놓여 있는 인절미떡 두 개를 한동안 노려보다가 얼릉 먹어 치웠다. 예전 왕십리 옥루몽에서는 인절미가 아니었는데...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