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도우 The Widow』 피오나 바턴

피오나 바턴Fiona Barton이라는 작가는 나에게 매우 생소했는데, 우연히 신간 소식을 알게 되어 도서관에다 직접 "희망도서"로 신청을 하여 빌려 왔다. 생소한 작가와는 다르게 제목은 매우 친숙한 『위도우』이다. 굳이 과부나 미망인이라고 한국어로 번역할 필요도 없이 위도우라고 쓰고, 좀 심심했는지 "비밀을 삼킨 여인"이라는 부제를 달아 놓았다.

이야기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벨라라는 아이가 납치되었는데, 경찰이 추적한 끝에 유력한 용의자를 찾았으나, 결국 재판끝에 무죄로 풀려난다. 그러나 여론은 여전히 그들 범인으로 비난하고... 이 와중에 이 용의자가 어이없이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당연히 그 후에 경찰과 언론은 그의 아내에게 진실을 실토할 것을 강요하게 된다.

이 사건을 맡은 밥 스파크스라는 형사, 미망인을 집요하게 쫓는 기자 중 하나인 케이트 워터스, 그리고 미망인이 되어 버린 진 테일러, 이렇게 세 사람의 시점으로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전지적 작가 시점과 비슷하지만, 이러한 방식이 1인칭 시점보다 지루함이 덜하고, 독자에게 궁금증을 필요한 부분만 적당한 시기에 알려주기가 참 용의하다는 생각이 든다.

초반에 비하여 중반부터는 정말 몰입감이 엄청난데, 그 덕분에 절반정도 남은 분량을 거의 밤을 세워가며 다 읽어 버렸다. (보기에는 두꺼워 보여도 두꺼운 종이를 사용해서 그렇지 400여쪽 분량이다.) 그런데, 읽고 나면 뭔가 시원한 구석이 없는 결말이다. 난 딱히 권선징악적인 이야기를 원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이런 결말이 진부하다고 느끼는 부류의 독자인데, 『위도우』의 결말은 뭔가 반전같으면서도 딱히 반전같지 않는 모호함이 있다. 이런 것을 또다른 매력으로 받아들이는 독자도 있겠으나, 대체적으로 좀 찝찝한 결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