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메일 @수유리우동 수락산역점

갑자기 국수가 먹고 싶어서 동네에 국수 잘하는 집이 있나 찾아보니, 그리 유명한 곳을 찾을 수는 없었고, 대신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곳중에 하나인 수유리우동이라는 곳을 찾았다. 꽤 유명하여 서울에도 여러 곳의 지점이 있다고 하는데, 나는 처음 방문해본다.

물론, 비빔메밀국수를 먹고 싶으면 봉평메밀막국수도 나쁜 선택은 아니었는데, 집에서 좀 더 멀리 떨어져 있기도 했고, 여전히 메밀국수와 우동 사이에서 결정을 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수유리우동을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수유리우동집에 가는 길에 햇빛을 좀 쬐어서인지 시원한 메밀국수를 선택하였다.

가격대가 그리 높지 않은 곳들의 특징이 선불인 경우가 많은데, 수유리우동도 선불시스템이었다. 메밀국수값을 치르고 조금 더 기다리니, 냉메밀국수 시키신 분 가져가란다. 서빙도 스스로 하는 시스템인가보다. 헐... 조심스레 그릇을 받쳐 들고 내 자리로 돌아 왔다.

그냥 간단히 떼우는 것치고는 비주얼이 그럭저럭 괜찮아서 사진도 남기고 포스팅도 해본다. 게다가, 맛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메밀의 질감이 딱 원하는 수준으로 탱글탱글하다. 와사비 또한 신선해 보이고 국물에 잘 녹아든다. 처음에는 절반만 넣었는데 택도 없어서 전부 집어 넣으니 이제서야 매콤함이 좀 느껴진다. 워낙에 국수를 좋아해서 왠만하면 맛있게 먹는 편이긴 한데, 그래도 실망시키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노원역 근처의 영등포 우동에서는 실망하고 나온 기억이 있어서...

또 한가지 마음에 들었던 것이 옥수수차를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수퍼마켓에서 옥수수수염차를 사려면 천원은 줘야 할텐데, 여기 와서 비슷한 맛인 옥수수차를 마음껏 마실 수 있다. 다만, 퍼서 먹으라고 비치한 국자를 좀 더 위생적인 곳에 두었으면 한다. 그냥 통 옆에 덩그러니 걸어 놓은 모습이 그리 보기 좋지는 않다.

다음에는 대표메뉴인 우동을 먹어봐야겠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