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청소, WD40, 잘만 ZM-STG2

언젠가부터 PC에서 디젤차 공회전때 나는 특유의 탈탈탈탈 하는 소리가 들려서 오래된 그래픽카드의 팬에서 나는 것이 아닌가 의심을 했는데, 가까이 귀를 귀울여 보니 파워서플라이의 팬에서 나는 것이었다. 내 데스크탑 PC는 조립을 한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매우 젊은(?) 녀석인데, 그 때 구입했던 파워서플라이가 꽤 고가인 실버스톤사의 SFX ST45SF였다. M-ATX 타입임을 감안해도 꽤 고가를 주고 산 파워의 팬에서 2년도 안된 시점에 소음이 나는 것에 분노를 하고, 원인을 찾기 위해 인터넷을 뒤졌다.

인터넷 검색을 한 후 내가 내린 결론은 팬의 베어링에 윤활유가 다 말라서 다시 채워 넣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방청윤활유 쪽에서는 알아 준다는 WD40을 인터넷으로 주문하여 주말을 맞이하여 오랜만에 PC를 분해하고 함게 구입한 먼지제거제 DR747로 먼지를 제거해 준 후에 WD40을 넣어 주기 위해서 파워서의 나사를 풀고 팬을 꺼내었다. 그런데, 예기치 못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인터넷에서 찾은 글에는 팬 중앙의 스티커를 때어내면 윤활유 들어 있는 구멍이 있을 거라고 하며 사진까지 첨부된 글들이 많았는데, 실버스톤사의 SFX ST45SF에 들어 있는 팬에는 스티커를 제거해도 윤활유를 집어 넣을 구멍이 없었다. 난감하여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그냥 팬 중앙에 대고 WD40을 분사하여 주었다. 어떻게든 구멍이 있으면 스며들기를 바라며...

그리고, PC를 분해한 김에 그래픽카드 팬과 CPU 방열판을 제거하여 써멀 그리스를 다시 발라 주는 작업을 하였다. 언젠가 쿨엔조이 사이트에서 수십개에 달하는 써멀 벤치마크를 시행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 저렴한 가격에 그럭저럭 열전달을 잘 해주는 제품 중에 잘만사의 ZM-STG2가 언급되어서, 이번에 WD40 구입할 시에 함께 구입을 하였다. 기존에 있던 써멀 찌꺼기를 잘 제거하고 이 녀석으로 발라 주었는데, 차이가 있을 지는 잘 모르겠다. 따로 온도 테스트 같은 것을 해볼 생각은 없어서... 쿨엔조이에서 알아서 잘 했겠지?

결론적으로 PC를 재조립하여 구동시켜 본 결과 파워서플라이 팬에서 나는 소음은 여전하였다. 딱히, 문제가 완화된 어떤 흔적도 보이지 않아 매우 실망스럽다. 다시 쿨엔조이에 접속하여 M-ATX 케이스에 맞는 파워에 대해 검색을 해보니, 내가 구입한 파워가 그리 조용한 파워가 아니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같은 회사에서 나온 좀 더 조용한 파워가 있는데 이건 더 비싸다. 데스크탑 PC에서 CPU 다음으로 중요한 부품이 파워서플라이라는 것은 동의하는 바이나, 10만원을 넘기는 고가의 제품을 사기에는 참 망설여 진다. 그래도, 집에 백업용으로 파워가 하나 더 있는 것이 나쁘지는 않으니, 그 조용하다는 녀석을 구입하고 이 소음이 있는 녀석을 백업으로 놔두는 방안을 고려해 봐야 겠다. 소음에 예민하면 남들 안쓰는 이런 곳에 돈을 더 쓰게 된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