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디치의 역사』 케닐워디 위스프

11월에 개봉하는 영화 중에 볼만한 영화를 미리 찾아 놓다가 해리포터의 외전격인 신비한 동물사전이라는 영화가 곧 개봉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검색을 좀 더 해보다가 해리포터 스쿨북이라는 시리즈의 존재를 알게 되어, 이에 해당하는 『퀴디치의 역사』와 『신비한 동물 사전』를 빌려와 제1권인 『퀴디치의 역사』를 먼저 읽게 되었다.

이 시리즈, 참 기발하다. 실제 저자인 조앤 K. 롤링Joan K. Rowling이 아니라, 정말로 가상의 마법사가 썼다는 듯이 책 표지에 저자로 케닐워드 위스프라는 마법사 이름을 써놓았다. 이런 장난에 일부 독자들은 거부감을 갖을 수도 있지만, 해리포터 스쿨북은 어린이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고, 수익금도 가난한 어린이들을 위하여 사용된다고 하니 슬쩍 눈감아 줘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퀴디치의 역사』는 호그와트 마법학교 도서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도서입니다."로 시작하는 서문부터 참으로 진지하다. 이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제대로 진지하게 써놓은 것이 바로 해리포터 스쿨북의 매력포인트다. 서문에는 또한 핀스부인이 마법을 걸어 놓아서 만약 책에 낙서를 한다면 핀스부인이 나타나 기절마법을 사용할 지도 모른다고 되어 있다. 평소에도 책에 낙서를 하지 않지만, 혹시 무심결에 낙서를 하지 않도록 조심해가며 책을 읽었다.

퀴디치는 해리포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스포츠인데, 해리 포터가 매우 즐겼던 것으로 나와 있다. 『퀴디치의 역사』는 바로 이 퀴디치라는 스포츠의 전반적인 설명과 유례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가상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써나간다. 역사라니...

퀴디치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빗자루인데, 처음에는 마법사들이 각자 만들다가 이에 소질있는 마법사들이 장인정신으로 훌륭한 빗자루들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여 결국 빗자루를 생산하는 회사가 탄생했다고... 그리고, 동양에서는 마법사들이 날으는 양탄자를 타고 다니는데 반해 서양의 마법사들이 빗자루를 타고 다닌다면서, 머글들이 날아다니는 마법을 눈치채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뭔가 평범한 도구를 찾다 보니 빗자루가 선택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완전히 숨기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에 머글들이 쓰는 동화에는 마녀들이 빗자루를 타고 다니는 이야기가 등장한다고... ㅋㅋㅋ

공에 대한 설명도 재미있는데, 퀴디치 경기에 사용되는 세 가지 공 중에서 스니치에 대한 설명이 특히 그러했다. 처음에는 스니젯이라는 새를 사용했는데, 남획되어 멸종위기에 처해지자, 이 새를 퀴디치 경기에 사용하는 것이 금지되었고, 이를 대체하기 위해서 금속으로된 스니치라는 공에 마음껏 도망다니는 주문을 걸어 경기에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언급해 보자면, 마치 퀴디치를 보면서 축구를 연상하라는 듯이, 전세계 여러 퀴디치 팀을 소개하며 남미에선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강국이라고 설명해 놓은 대목에 피식했다. 게다가, 미국에선 쿼드팟이라는 경기가 더 인기가 있다라면서 마치 미식축구가 축구보다 인기가 많음을 이렇게 비유적으로 표현해 놓았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