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10년만에 스타워즈 시리즈의 일곱번째 편을 개봉하며 스타워즈 시리즈의 부활을 알렸던 것이 1년 전인데, 앞으로 8편을 기다리기 지루해 하는 스타워즈 팬들을 위하여 번외편 정도로 볼 수 있는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가 개봉되었다.

스타워즈 스토리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로그원은 행성, 더 나아가 별마저도 한방에 제거해버릴 수 있는 가공할 무기인 데스스타의 설계도를 반란군들이 탈취해오는 과정을 상세히 그리고 있다. 확인을 해보지 않아 정확하지는 않지만, 다스베이더가 등장하는 것을 감안해 보면, 프리퀄이라고 할 수 있는 1, 2, 3편 이후와 본편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4편 사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스타워즈 시리즈를 잘 모르는 관객은 이 이야기가 그다지 와닿지는 않을 것같다. 예전 스타워즈 분위기를 살리고자 좀 촌스러운 티를 일부러 낸 느낌도 나기에 말그대로 한물간 SF물이라는 느낌이 들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스타워즈 팬들이라고 모두 번외격인 이번 편이 그리 재미있지는 않았다. 그저 스타워즈 팬이니까 관성에 힘입어 극장을 찾은 경향이 크다. 나 또한 이번 로그원이 그다지 재미있지는 않았다.

기존 스타워즈의 캐릭터들이 등장하지 않는 것도 이번 로그원에 몰입하기 힘든 이유 중에 하나이다. 그나마 다스베이더가 막판에 라이트 세이버를 좀 휘둘러 주긴 했으나, R2D2와 C3PO가 잠깐 등장하고, 레이아 공주가 잠깐 등장했던 것 말고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캐릭터들과 연관을 짓기가 쉽지는 않다. 심지어, 스타워즈 시리즈의 기나긴 서사에 굳이 끼워 넣어야할 영화인가라는 존재론적 의구심마저 드는 영화다. 물론, 서두에 언급했듯이 8편을 기다리기 지루해하는 스타워즈 팬들을 달래주는 역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