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나이트 사진전 @대림미술관

갑작스레 광화문쪽으로 일정이 잡힌 김에 미리 예매해 두었던 닉나이트 사진전을 보러 대림미술관을 찾았다. 일요일이라 관람객이 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갤러리가 미어 터질 정도로 많을 줄은 몰랐다. 티켓가격이 그다지 비싸지도 않았고 여러 업체를 통해서 할인도 하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급기야 올해들어 가장 춥다는 날씨에 관람객들을 밖에서 대기시키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한 10여분을 밖에서 떨고 있으니 들여 보내 주더라. 앞으로 대림미술관은 가급적 평일에 가기로...

닉 나이트Nick Knight에 대해서 사실상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상태로 관람을 하기 시작했다. 하나도 모르는 주제에 오디오가이드도 안빌렸다. 대림미술관 앱같은 것을 다운받으라고 하는데, 추위에 떨다보니 그런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냥 빨리 들어 가고 싶었고, 들어 가니 발디딜 틈 없는 인파 속에서 빨리 보고 빠져 나오고 싶었다. 다시 한번 결심했다. 앞으로 대림미술관은 가급적...

물론 유명하니 이렇게 이름을 걸고 전시를 하는 것이겠지만, 사진들을 지켜보며 그다지 감흥을 느끼지는 못했다. 난 대체로 그림이든 사진이든 풍경사진 보다는 인물사진을 좋아하지만, 인물사진을 보면서 딱히 감흥을 느끼지는 않는데, 닉 나이트의 사진들도 그러했다. 유명한 작가들의 사진은 대부분 모델들의 특징을 잘 파악하여 담아 내기 때문에 다른 유명 작가들과의 차별성을 느끼기 힘들다. 그 차이를 느낄 만한 식견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몇 가지 그림들을 보면서 좀 생각이 바뀌었다.

아마도 리터칭을 해서 만들어낸 작품인 듯한데, 상당히 괴기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특히나 "Bed of Nails"라는 작품과 그 오른쪽에 있던 작품은 너무나 강렬해서 꿈에서 볼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가장 편안하다고 인식되는 침대라는 오브제 위에 바늘들을 세워 놓고, 그 위에 사람이 뱀파이어같은 표정을 지으며 관객과 시선을 마주하고 있었다. 편안함의 이미지와 그 반대편에 있는 고통스러움, 불안함 등이 공존하는 재치있는(?) 괴기스러움이 아닐 수 없다. 뭐 이건 내 생각이고 오디오 가이드에서는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 지 궁금하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