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GO

루돌넷에 관련글을 적지는 않았지만, 은글슬쩍 포켓몬GO를 플레이하고 있다. 한달정도 된 것같다. 설치한 것은 지난달 24일이고, 처음 제대로 잡아본 날은 27일이었다. 용산에 영화보러 갔다가 우연히 켜보고는 신기해 하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에는 AR 꺼버리고 AR 게임이라기 보다는 위치기반 게임으로 인식하면서 재미있게 플레이하고 있다.

관련 사이트에 보면 둥지라고 불리우는 공원으로 원정을 가서 몇 시간씩 잡아 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난 그냥 외출할 때 걸으면서 가끔씩 잡다 보니 레벨업이 그리 빠르지는 않다. 집에서 포켓스탑이 잡히는 사람도 있다고 하던데, 그런 형편도 아닌지라... 다만, 약속시간보다 조금 일찍 집에서 나와서 10~20여분 투자한다던지 하는 수준의 노력은 하고 있다.

그래도, 한달가까이 플레이를 하다 보니 트레이너의 레벨은 어느덧 21레벨이 되었다. 행운의알과 구구를 이용한 진화신공을 알게 되어서, 16레벨부터 조금씩 구구를 모으기 시작해 19레벨에 이르러 구구를 중심으로 여러 가지 쟁여 놓았던 포켓몬들을 한꺼번에 72마리 진화시켰더니 한단계를 뛰어 넘어 21레벨이 되어 버렸다. 덕분에 20레벨에서의 플레이는 한번도 없었다. 다들 20레벨을 나름의 마일스톤으로 생각하던데, 난 그런거 없이 21레벨이 되었다.

트레이너 레벨이 올라가다보니 CP가 천이 넘거나 진화하면 천이 넘어갈 높은 레벨의 포켓몬을 야생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면 장점일 것이다. 그 외에는 딱히 차이점은 잘 모르겠다. 체육관 배틀은 한번도 안해봤고, 딱 한번 체육관을 점령한 빨간색 팀에 빈자리가 생겨서 CP 1,000이 살짝 넘는 루주라Jynx를 넣고선 얼른 코인 10을 챙긴 것이 전부이다.

현재, 가장 좋아하는 포켓몬은 푸크린wigglytuff이다. 푸린Jigglypuff의 진화형 포켓몬인데, 정말 귀엽게 생겼다. 푸린도 귀여운데 귀여운 채로 귀만 길어지니 정말 귀엽다. 다른 포켓몬들이 진화하면 힘은 세지는 대신 안이뻐지는 것과 비교하면 꽤 특별하다. 물론, 푸크린은 CP 수치가 높지 않아 체육관 배틀에 그리 유용하진 않다.

현재 가지고 있는 포켓몬 중에서 CP가 가장 높은 녀석은 샤미드Vaporeon인데, CP가 1700 정도 된다. 파워업을 하면 1800정도는 될 것같다. 이브이Eevee 캔디도 그럭저럭 모여 있고 별모래도 많이 쟁여놓은 상태라 파워업에는 문제가 없다.

아쉽게도 주위에 포켓몬GO를 플레이하는 사람이 드물다. 다행히 심이누나는 그럭저럭 플레이를 하는 듯하다. 그래서, 오늘 만나서 꼬막먹으러 가기 전에 어린이대공원에서 포켓스톱 좀 돌리고 왔다. 아쉽게도 어린이대공원에는 쁘사이저들만 많다. 피카츄는 없었다. 손이 얼얼하다. 평소에도 수족냉증 때문에 겨울에는 장갑을 꼭 끼고 다녔는데, 이놈의 포켓몬GO가 뭔지 장갑도 안끼고 손이 빨개질 때까지 스마트폰을 문지르고 있다.

아쉽운 점이 하나 더 있다. 아직까지 피카츄가 없다. 전생에 로켓단이었나보다. 얼마 전까지 보라매공원이 피카츄 둥지였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더이상은 아닌 듯하다. 둥지는 2주마다 리젠된다고 한다. 이 게임을 언제까지 할 지는 잘 모르겠다. 포켓몬 도감을 거의 다 채울 때즘 되면 지겨워 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피카츄를 잡고 끝낼 수 있을까나?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