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삼십육계 제5권 『진화타겁』 청화

2015년 8월에 처음 소설 삼십육계를 읽기 시작하면서, 첫번째 이야기인 『만천과해』를 읽은 후에는 2016년쯤에는 다 읽게 되지 않을까라는 예상을 했었건만, 지금의 페이스는 고작 1년에 두 권 정도이다. 이 페이스대로라면 다 읽는데 18년이 걸리는 셈인데... 읽고 싶은 다른 책도 많은 지라 페이스 올리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앞으로 조금만 더 분발해서 1년에 4권을 읽어서 9년만에 다 읽는 것을 목표로 해야 겠다.

이번에 읽은 이야기는 제5권인 『진화타겁』이다. 진화타겁이란 불난집에 가서 도둑질을 한다는 뜻으로, 적의 내부에 큰 위기가 닥쳤을 때를 택해 공격을 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이 책에서는 후당 말기 이종가의 집권 시절에 석경당이 반란을 일으켜 왕좌에 오르는 과정에서 거란의 책사가 된 한족출신 한연휘가 진화타겁의 계를 사용하여 석경당 일파를 돕고 그 댓가로 일부의 땅을 거란이 취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한연휘는 진화타겁의 계를 좀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집에 불이 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불을 지른 후에 도둑질을 한다.

진화타겁의 계는 굳이 삼십육계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현실 세계에서 크든 작든 자주 사용되는 전략이기도 하고, 꽤나 비열한 방법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또는 국제적으로 많은 비난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사용하려면 그 결실이 앞으로 받을 비난보다 훨씬 클 때에만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