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세어 SF450 80PLUS GOLD

2014년 늦가을에 구입한 실버스톤사의 SFX ST45SF에 달린 팬에서 짜증을 유발하는 소음이 나는 것을 결국 참지 못하고 새로운 파워서플라이를 구입했다. 코세어 SF450 80PLUS GOLD, 무려 15만원 가까이 하는 고가의 제품이다. 지난 번에 산 실버스톤의 SFX ST45SF가 8만원대라 생에 가장 비싼 파워서플라이였는데, 이번에 거의 두배 가까운 가격으로 다시 경신했다. 구매버튼을 누르고 나서도 취소할까 말까 망설임이 있었다.

현재 자그마한 케이스를 사용중이라, 메인보드도 M-ATX규격이고, 파워 또한 SFX 규격을 사용해야 한다. 이러한 제약으로 인하여 파워서플라이 구매에 있어서 선택의 폭이 그리 크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꼭 이렇게 비싼 파워서플라이를 살 필요는 없었다. 그럼에도 코세어 SF450 80PLUS GOLD를 구매한 것은 보다 조용한 PC를 만들고자 하는 욕망 때문이었다.

최근 높은 가격대의 파워들이 그러하듯 케이블이 모듈형으로 되어 있어서 필요한 케이블만 꼽아서 설치하면 된다. 작은 케이스를 사용하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조립편이성 측면에서도 그러하고 사용시 공기순환 측면에서도 그러하고 공간적 이득이 적지 않다. 케이블이 유연하지 못해 설치하는데 고생했다는 사용기가 간혹 보였으나, 내 경우엔 특별히 설치에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다. 심지어 제공된 메뉴얼을 읽지도 않고 손쉽게 설치했다. 케이블 끝 단자에 어떤 용도인지 씌여 있기 때문에 PC조립을 몇 번 해본 사람이라면 굳이 메뉴얼을 읽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

설치를 하고 PC를 켜보니 확실히 조용하다. 다른 SFX 파워의 팬은 80mm 짜리가 많은데, 이 녀석은 92mm 팬을 가지고 있다. 더군다나 Zero-Fan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온도가 일정 수준이하인 상태에서는 팬이 돌아가지 않는다. 내가 가장 원했던 기능이다. 차후에 CPU나 GPU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업무를 할 경우에는 팬이 돌아가긴 하겠지만, 게임을 잘 하지 않는 관계로 팬 돌아가는 소리를 들을 일은 크게 없을 듯하다. 동영상 플레이시에 혹시 돌아갈 지도 모르겠지만, 그 때는 소리가 나오니 팬의 소음은 그리 거슬리지 않을 것이다.

위에서도 언급듯이, 이렇게 비싼 파워서플라이를 사본 적이 없어서 재정적으로 너무 무리한 것 아닌가 하는 심적 부담이 있었으나, PC에 설치를 하고 조용해진 PC를 사용하고 있으니, 그런 부담감은 씻은 듯이 사라졌다. 기존 파워의 팬 소음에 오랫동안 시달려서 기저효과도 작용했을 것이다.

기존에 사용하던 실버스톤의 SFX ST45SF는 백업용으로 창고에 잘 보관해 놓았다. 8만원짜리 파워를 백업용으로 사용하게 될 줄이야...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면 실버스톤사의 제품들이 이것 뿐만 아니라 다른 제품들 또한 시간이 지난 후에 팬 소음 커져서 불만을 제기하는 사용자들이 많은 것같다. 나름 비싼 돈 주고 산 파워가 이모양이 된 것이 참 씁쓸하다. 앞으로도 실버스톤사의 파워는 구입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