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행운의 알, 전기포켓몬, 페어리포켓몬, 격투포켓몬

다른 모바일게임과는 다르게 포켓몬Go는 벌써 세달 가까이 즐기고 있다. 물론, 다른 게임과는 다르게 집에서는 딱히 할 것이 없고, 밖에 외출했을 때만 할 수 있다 보니 실제로 플레이하는 시간은 그리 많지는 않다. 좀 더 열심히 하는 플레이어들은 주말에 둥지라고 불리우는 곳들을 방문하여 열심히 포켓몬들을 잡곤 한다던데, 난 그냥 나갈 일 있을 때나, 동네 산책할 때 켜놓고 진동 울리면 가끔 잡는 수준이다. 그래서, 트레이너 레벨 상승 속도가 더딘 편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포켓몬 도감도 159개 밖에 채우지 못한 상태이다. 초반에는 비어 있는 것이 많으니 당연히 채우는 재미가 쏠쏠했지만, 이제는 새로운 포켓몬 마주치는 일도 드물고, 둥지 같은 곳을 찾아 다니지도 않아서 없는 포켓몬이 많다. 또한, 체육관 방어용/공격용/훈련용 포켓몬이 많이 부족한 상태이다.

그럼에도 최근에 재미를 붙인 것이 바로 체육관 배틀이다. 체육관의 다른 팀 포켓몬을 모두 물리치거나 훈련을 통해서 자신의 팀이 점령한 체육관의 레벨을 높여 자리를 만든 후 내 포켓몬을 하나 꼽아 놓으면 상점메뉴에서 10코인을 벌 수 있다. 물론, 그냥 빈 자리가 남아 있어서 싸움/훈련 안하고 바로 10코인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여러 체육관을 짧은 시간에 점령하여 20코인 이상 챙기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는데, 나는 아직 못해봤다. 다만, 21시간이 지날 동안 체육관을 유지하면 다시 10코인을 챙길 수 있는데, 그것은 해봤다.

200 코인을 모아서 아이템 가방을 업그레이드 할 예정이었는데, 180코인 정도 모은 상태에서 갑자기 부활절이라며 알 이벤트를 한다고 하여, 인큐베이터와 행운의 알을 하나씩 구입할 예정이다. 그러려면 190코인이 필요한데, 그럼 다시 언제 200코인을 모으나... 하루에 10코인은 좀 어렵고, 아마도 3일에 20코인 정도가 가능할 듯하다. 사실 현질을 하면 커피 한 잔 값으로 가방 업그레이드를 하고도 남는데, 뭐하는 짓인가 싶다. 게임이라는 것이 이렇게 현실 경제와 연관을 지으면 참 부질없다. 그래서, 게임제작사에겐 미안하지만, 난 게임에 현질을 하지 않고 플레이한다. 게임을 하고 있을 때는 마치 다른 세계에 존재하는 것처럼...

"행운의알"이라는 아이템을 사용하면 알을 사용한 직후부터 30분간 경험치를 두 배로 받는다. 그런데, 부활절 이벤트 기간에는 역시 두 배를 받기 때문에, 이 이벤트 기간 동안 "행운의알" 아이템을 사용하면 네 배로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행운의알" 사전 작업을 조금 서둘렀다. "행운의알"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역시 포켓몬 진화를 꾸욱 참았다가 "행운의알"이 효력을 지니는 30분동안 쉬지 않고 진화를 시키는 것인데, 스마트폰의 성능이나 OS에 따라 다르지만, 70마리에서 100마리정도가 가능하다고 한다. 내 경우에는 80개 안팎이 가능했고, 이번에 그것을 했다. 벌써 세 번째 "행운의알" 사용이다.

포켓몬을 진화시키거나 처음으로 잡은 포켓몬 종이 포켓몬도감에 등록될 때는 500의 경험치를 얻을 수 있는데, 이벤트 기간의 "행운의알" 사용으로 횟수당 2k를 얻을 수 있다. 카운팅이 틀리지 않았다면, "행운의알"을 발동시킨 후 73번의 진화와 10번의 포켓몬도감 등록을 하였다. 30분간 166k의 경험치를 얻은 셈이다. 그래서, 트레이너의 레벨이 25에서 26으로 상승하고도 27lv로 가기 위한 경험치도 반 이상 쌓였다.

그동안 필요했던 포켓몬들도 몇 가지 얻었는데, 우선 망나뇽Dragonite 카운터로 사용할 포켓몬으로서 픽시Clefable를 얻었다. 망나뇽은 드래곤 타입이라 얼음타입이나 페어리타입의 공격을 할 수 있으면 유리한데, 그 중에 하나를 얻은 것이다. Quick/Charge 모두 페어리타입이면 좋겠는데, 픽시의 Quick은 페어리가 없어서 좀 아쉽다. 얼음타입 공격이 가능한 포켓몬으로는 라프라스Lapras를 가지고 있긴 한데, 이 녀석은 또 Quick만 얼음타입이고 Charge가 물이라 효과적이지 않다.

그리고, 갸라도스Gyarados 카운터로 사용할 전기포켓몬인 쥬피썬더Jolteon를 얻었다. 첫번째 진화에 한해서 쥬피썬더로 진화시킬 수 있는 치트키를 허용해주는 것을 미리 알고 그렇게 하였다. 진화 후에도 CP가 좀 낮아서 금같은 모래를 상당량 퍼부어서 1,300까지 올려 주었다. Charge가 그리 좋은 옵션으로 뜨지 않아서 추가적인 파워업을 하지는 않고, 좀 기다려볼 예정이다. 이 외에도 초라기Chinchou를 한마리 진화시켜서 랜턴Lanturn을 한 마리 얻었는데, 아쉽게도 Quick은 물타입공격이라 사용에 한계가 있을 것같다.

그리고, 출신성분(?) 좋은 발챙이Poliwag 세 마리를 쟁여 놓았다가 두 마리는 강챙이Poliwrath이로 진화시키고, 한 마리는 왕구리Politoed로 진화시켰는데, 왕구리 한마리는 영 쓸모가 없을 것같고, 강챙이 두 마리도 Quick/Charge 모두 격투타입이 뜨길 기원했지만, 한마리는 Quick만 또다른 한마리는 Charge만 격투타입이 떠서 역시 체육관 배틀에서 효용이 좀 떨어질 것같다. 격투타입은 체육관을 주름잡고 있는 잠만보Snorlax, 해피너스Blissey, 마기라스Tyranitar에 두루 효과적인데, 역시 Quick/Charge 한 쪽만 격투타입 공격이라 역부족일 것같다. 차후에 나가서 테스트를 해봐야 겠다.

이제 국내에서도 포켓몬Go의 열품이 거의 다 식어서 소수의 매니아들만 즐기는 듯하다. 론칭하고 초반 며칠은 정말 어디가나 포켓몬Go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는데, 요즘은 거의 안보인다. 다 큰 아저씨가 포켓몬Go 하고 있는 걸 보면 사람들이 비웃을 것같다는 생각이 들어 좀 민망하기도 하다. 그래도 꿋꿋이... ㅋㅋㅋ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