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킹, 쿠폰과 키오스크

요즘 버거킹은 두 가지 측면에서 흥미롭다. 첫번째는 기존의 프리미엄(?) 패스트푸드 이미지와는 다르게 엄청나게 쿠폰을 뿌리면서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난 최근에 버거킹과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맺고 나서 거의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카카오톡 할인 쿠폰을 이용하러 버거킹에 방문한다. 몸에 안좋은 것은 아는데, 왠지 버거킹은 좀 덜 안좋게 만들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데, 요즘은 아예 종이 쿠폰도 마구마구 뿌리고 있다. 주문을 해서 햄버거 등을 받아오는 쟁반에다가 쿠폰 세트를 깔아 놓아 자연스레 재방문이 이뤄지도록 만들어 놓았다.

두번째로 흥미로운 점은 주문을 위한 키오스크. 모든 지점에 설치되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종종 방문하고 있는 여의도지점과 강남교보점에는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난 키오스크를 아직 이용하지 않고 있다. 주로 카카오톡 쿠폰으로 구매를 하는데 왠지 키오스크에서 적용이 안될 것같기도 하고, 이제는 오히려 키오스크 줄이 더 길어서 직접 직원에게 주문하는 것이 더 빠르기 때문이다.

이번 방문에서도 직접 직원에게 주문을 했다. 그런데, 점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내 마음을 아는지 키오스크에서도 카톡쿠폰을 사용할 수 있다고 알려 준다. 점장이니 당연히 키오스크 활용을 정책적으로 프로모션해야 하는 의무가 있을 것이고 어투도 부드러웠는데, 왠지 키오스크 이용을 강권하는 것처럼 받아들여 져서 좀 꺼림찍했다.

적어도 버거킹에서는 얼마 안가서 키오스크를 통해서만 주문을 하는 시스템이 정착될 것같다. 사람들의 키오스크 활용에 특별히 거부감이 없는 것같다. 태연하게 주문을 잘한다. 이런 시스템이 정착되면 다른 패스트푸드점에서도 빠르게 확산될 것이 틀림없다. 이렇게 수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내가 햄버거집에서 일을 할 가능성은 매우 낮고, 굳이 21세기판 러다이트 운동을 할 생각도 없지만, 서글픈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