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 베이비

아이의 탄생이 아빠와 엄마의 붕가붕가 때문이 아니라, 아기 공장이라는 곳에서 만들어져서 택시로 배달된다는 설정, 그리고, 그 아이들 중 일부는 그냥 아이가 아니라 바로 경영자가 된다는 것이 애니메이션 보스 베이비의 세계관이다.

갑작스레 동생이 생기자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 하던 시절은 끝나고, 부모님은 아기에게만 관심을 둔다. 애가 우는데 뭐 어쩔 수 있나! 그런데, 이 아기가 좀 수상하다. 부모님이 있을 때는 여느 아기처럼 불만이 있을 때마다 울음을 터뜨려서 원하는 것을 얻지만, 아무도 보지 않을 때는 마치 회사의 중역처럼 몰래 아기 공장 업무를 본다. 부모님에게 말해 봤자 믿지도 않을 것이다.

세월이 너무 지나버려서일까, 동생 때문에 부모님의 사랑을 빼앗겼다라는 기억은 없다. 하지만, 동생이 생겨서 힘들어 하는 형/누나/오빠/언니 꼬꼬마들이 이 애니메이션을 본다는 부모님의 입장이 좀 이해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아이들이 보기에도 좋고, 템포가 빨라서 어른들이 보기에도 그리 지루하지 않다.

사실, 내용자체보다 관객들의 리액션 때문에 더 재미있었는데, 꼬꼬마 관객들이 많아서 다소 걱정을 했으나, 오히려 별 내용 아닌데도 개글개글 웃어 넘어가는 꼬고마 관객들의 리액션이 극장안을 좀 더 풍요롭게 해주었다. 뭔가 현장감이 느껴졌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