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중배전 @통인동 커피공방

포담에서 허겁지겁 배를 채우고 우리는 고심하다가 저번에 가려다 자리가 없어서 발길을 돌려야 했던 통인동 커피공방에 도전하여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생각보다 자리 여유가 있어서 별 생각없었는데, 우리 들어온 후에 30분정도 지나니 자리가 가득 찼다. 정말 인기 많은 커피집인 가보다.

웹디동 민웅형과 심이누나 따라다니면서 가끔가다가 드립커피를 맛본 난 그럭저럭 내 취향에 가깝게 로스팅한 원두를 선택했는데, Joshua 형님과 Davina는 평소에 즐기던 에스프레소 베이스의 커피가 아니라 선택에 상당히 시간이 걸렸고, 결국 평소에 익숙하던 라떼 계열로 선택을 하였다. 커피가 다 나오고 보니 내 커피만 한약같고, 다른 커피들은 뽀얗게 거품이 올라온 것이 참 곱다. 게다가 Joshua 형님 커피에는 라떼 아트까지 해주었다. 결국, 다음부터 그냥 평소같이 스타벅스 가기로 하였다. ㅋㅋㅋ

참고로, 내가 선택한 커피는 중배전으로 로스팅한 에콰도르 원두였는데, 평소에 스타벅스의 초강배전한 블랜딩 원두로 만든 아메리카노에 길들여져 있는 나에게는 이것도 상당한 산미가 느껴졌다. 다행히 감당할 수 있는 산미였지만, 뭔가 한약을 먹는 느낌이 들었다. 다음에는 강배전한 원두 없으면 그냥 드립 커피를 포기해야 겠다. 이렇게 산미 쪄는 커피를 즐길 줄 알아야 커피 애호가 소리를 듣는데, 난 커피맛을 잘 모르는 것같다. 여전히 달달한 바닐라 라떼가 좋다. 커피를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우유를 좋아했던 것인가!

요즘들어 우리 셋이 모두 커리어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해 오는 시점이라 진지한 듯, 또는 웃는 게 웃는 게 아닌 듯 여러 가지 커리어에 대한 썰을 풀었다. 그래서, 커피의 산미가 더 강하게 느껴졌는 지도 모르겠다. 인생의 신맛을 보고 있어서...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