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더이상 흥미를 보이지 않는 관객들이 많아졌지만, 변신 로봇에 대한 로망을 여전히 마음에 품고 있는 나에게 트랜스포머는 꼭 봐야할 시리즈 중 하나이다. 그런데, 이번에 개봉한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는 이런 나의 동심마저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망작이 되어버릴 것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볼거리만 많고 스토리는 없다며 새로 개봉할 때마다 비판을 피하지 못하는 트랜스포머 시리즈, 이것이 마음에 걸렸는지 마이클 베이 감독은 최후의 기사에 아주 복잡한 이야기를 도입했다. 트랜스포머의 창조주가 지난 시리즈에 이어 다시 등장함은 물론이고, 창조주에 의해서 조정당하는 옵티머스 프라임의 이야기, 게다가 이제는 아더왕의 전설까지 끼워 맞췄다. 마치, "나도 이렇게 복잡한 이야기 쓸 수 있어!"라고 과시라도 하고 싶은 듯한 분위기다. 이번 최후의 기사는 바로 이것이 문제이다. 스토리가 너무나 복잡하다.

150분 정도의 짧지 않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풀어 놓으려고 하다보니 쉴 틈이 없다. 긴장과 이완을 넘나 들며 관객들과 함께 호흡해야 제대로된 영화가 되는데, 마치 트랜스포머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감흥이 없다. 그냥 빨리 해치워야할 숙제를 하는 것같은 느낌이랄까...

마지막에 후속작의 여지를 남겨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과연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계속 영화화 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쉽지 않을 것같다. 혹시 감독이 바뀌며 모를까... 이제 마이클 베이의 마법은 끝난 것같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