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닐라 크림 프라푸치노 커스텀 + 자바칩 @스타벅스 성수역점

혼자 스타벅스에 갈 때에는 비싼(?) 커피값을 감안하여 한시간반 이상 독서를 할 수 있을 때에만 스타벅스를 이용한다는 원칙을 세워서 늘 실행에 옮기곤 한다. 그런데, 스터디 시간 때문에 시간 여유가 45분정도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하루만 원칙을 깨기로 했다. 얼마전에 스타벅스에 회원가입을 하여 받아 놓은 생일쿠폰을 써보고 싶은 욕구가 작동했고, 동시에 새로 생긴 성수역점의 분위기가 어떤지 궁금하였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바닐라 크림 프라푸치노 커스텀에 도전해보기로 하였다. 지난번에는 바닐라 크림 프라푸치노에 헤이즐넛 시럽을 원샷 추가했음에도 헤이즐넛 향이 거의 나지 않아서 실망했던 경험을 했던 터라, 이번에는 헤이즐넛 시럽을 포기하고 그냥 무난한 커스텀 중 하나인 바닐라 크림 프라푸치노에 자바칩 갈아 넣어 달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맛은 쿠앤크같은 맛이다. 난 평소에도 쿠앤크를 좋아해서 종종 사먹기 때문에 쿠앤크 맛이 나는 이 바닐라 크림 프라푸치노 커스텀이 마음에 들었다. 물론, 비주얼은 새하얀 바닐라 프라푸치노가 훨씬 예쁘지만, 브라운이 살짝 가미된 이 녀석의 비주얼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 게다가, 생일쿠폰을 써서인지 아니면 성수점의 특징인지 휘핑크림을 잔뜩 올려 주었다.

그리고, 새로 생긴 성수역점의 인테리어는 내 마음에 쏙든다. 성수의 힙한 카페들처럼 확트이고 넓다란 공간이 시원한 느낌을 준다. 또한 스타벅스 특유의 짙은 브라운보다 조금 톤다운된 색으로 벽을 장식했으며, 그 벽의 텍스쳐 또한 다소 거친 느낌을 주면서 성수의 힙한 카페들같은 느낌을 살렸다. 스타벅스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주변 카페들과의 동질성을 유지했다는 측면에서 인테리어에 관여한 분들에 대한 존경심이 들 정도였다.

생각해보면 성수에 놀러오는 사람 입장에서는 뭔가 유명한 독립 카페들을 방문하고 싶지, 여기까지 와서 스타벅스에 가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같이 거의 매일 성수를 와야 하는 사람에게 이런 확트인 느낌의 스타벅스가 있다는 것은 참 반갑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