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다리칼국수 @닭칼

금요일 퇴근길에 회사 인근에 있는 닭칼이라는 칼국수집에 들렀다. 내부가 꽤나 넓고 깔끔해 보인다. 닭다리칼국수가 공식 명칭인 듯한데, 다음맵에서는 닭칼이라고 나와 있다. 어떤 것이 공식명칭인 지는 잘 모르겠다. 칼국수로 차별화를 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님에도, 인터넷에서는 평이 나름 좋은 곳이다.

시그니처 메뉴라고 할 수 있는 닭다리 칼국수를 주문했다. 이 메뉴 말고도 해물칼국수가 있었으나, 다른 곳과 딱히 다르지는 않을 것같았고, 그 외에도 안주로 먹을 수 있는 메뉴를 파는 것을 보니, 밤늦게는 술손님으로도 매출을 올리는 듯보인다.

칼국수가 나오기 전에 샐러드가 먼저 서비스로 제공되었다. 모르고 있다가 서비스로 샐러드가 나오니 기분이 좋다. 칼국수가 탄수화물 중심의 음식이다보니, 먹으러 갈 때마다 건강을 해치는 것 같아서 심리적으로 위축되곤 하는데, 이렇게 샐러드부터 먹으니 왠지 코스요리를 먹는 듯한 느낌이 들고, 죄책감을 덜 수 있어서 좋다. 게다가 다 먹으니 한 번 더 가져다 준다. 드레싱은 좀 독특하다. 좋게 말하면 매콤한 오리엔탈소스이고 나쁘게 말하면 그냥 양념간장소스.

마침내 메인메뉴인 닭다리칼국수가 등장,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면의 색깔. 면이 녹색이다. 요즘에는 이렇게 컬러풀한 국수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칼국수로는 처음이라 신선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빨간색 고추 한 조각을 고명같이 가운데 올려다 놓으니 비주얼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고작 빨간 고추 한 조각이지만, 나름 칼국수를 어떻게 멋지게 담을까, 어떻게 하면 과하지 않으면서도 괜찮은 모양을 낼까 고민한 흔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닭다리가 정말 크다. 평소 치킨집에서 볼 수 있는 병아리만한 7호 8호같은 닭이 아니라 삼계탕용 40호는 되는 듯한 크기의 닭다리다. 외국에서였으면 이거 닭다리가 아니라 양다리가 아닌가 의심할 수준의 크기였다. 국수 먹으면서 종종 닭다리살 발라 먹는 재미가 쏠솔하다.

사이드 메뉴로 찜만두 두 개짜리를 주문했는데, 역시 만두도 맛이 괜찮다. 만두는 맛없기가 쉽지 않으니 뭐... 찜만두 이외에도 여러 가지 튀김만두도 있으나, 난 찜만두를 가장 선호하는지라...

사이드메뉴까지 포함해서 만원 살짝 넘는 가격으로 뭔가 호강한 느낌이 드는 푸짐한 칼국수 한 그릇이었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