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와 마녀의 꽃

지난 겨울 이후로 처음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같다. 메리와 마녀의 꽃은 뭔가 지브리의 느낌이 나는 애니메이션이다. 그림의 색채라든가, 이야기의 흐름 등이 지브리 스타일을 떠오르게 만든다. 다만,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지는 찾아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감동적이거나 스릴 넘치거나 하지는 않는다. 마치 생각없이 아동용 애니메이션을 볼 때 느껴지는, 지나치게 자극적이지 않아야 한다는 엄한 규칙같은 것을 깔고 만든 애니메이션같다. 이 애니메이션을 재미있게 즐기려면 엄청난 노력으로 동심을 소환해야 할 것이다. 한 살 한 살 먹어갈 수록 그것이 힘들다.

이제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는 마녀의 이야기는 너무 지루하다. 오히려 해리포터가 연상된다. 특히나 메리가 빗자루를 타고 우연히(?) 도착한 곳도 학교이다. 다만, 빗자루를 타려면 마녀의 꽃이 필요하다는 설정은 살짝 신선함이 느껴진다. 파트타임 마녀라고나 할까...

의외로 이 애니메이션을 돋보이게 한 것은 두 마리의 고양이다. 고양이 두 마리가 없었다면 아마도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그나마 이 고양이 두 마리 때문에 본전 치기 정도는 했다라는 생각이 든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