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타이와 짜조 @메콩타이 한티역점

이제 회사 근처의 음식점들에 대한 리뷰가 어느 정도 끝나, 일주일 5일 근무동안 질리지 않고 점심을 먹을 수 있을 정도의 로테이션을 돌릴 수 있는 수준의 리스트업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새로운 곳에 대한 탐험(?)에 게을러진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게을러진 자신을 채찍질(ㅋㅋㅋ) 하고자, 새로운 곳을 방문해 보았다. 그래서 방문한 곳이 메콩타이 한티역점이다.

메콩타이는 Thai and Vietnamese food 라는 모토를 걸고, 베트남 음식과 태국 음식을 판매하는 곳인데, 동남아에서 살아본 경험이 없는 나는 어떤 것이 베트남 음식이고 어떤 것이 태국 음식인지 분간하기가 쉽지 않다. 워낙에 유명한 쌀국수는 베트남 음식이겠거니 하고 먹긴 하는데, 태국에도 쌀국수가 없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회사의 공식적인 점심시간이 12시 30분부터인 관계로 도착한 시각이 12시 35분정도였는데, 대치동 대표 맛집이라는 소문과는 달리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추측컨데, 팟타이 보다는 월남쌈을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소문이 난 터라, 점심보다는 저녁에 더 붐비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것이 아니라면, 점심때 먹기에는 가격대가 조금 비싸다는 것 정도? 평소에 내는 점심값보다 조금 더 내는 수준이긴 하지만, 아마도 태국 사람이나 베트남 사람이 와서 이 가격을 본다면 눈이 휘둥그레질 것같기는 하다. 그들에겐 그저 길거리 음식일텐데...

거의 비슷한 타이밍에 서빙이 되었지만, 우선 팟타이에 대해서 언급해 보자면, 음식이 서빙되자 마자 땅콩향이 그윽히 퍼져온다. 땅콩의 향기가 이렇게 좋은 줄은 몰랐다. 다만, 막상 먹을 때는 땅콩의 식감을 느끼긴 어려웠다. 보이는 비교적 큰 알갱이 이외에 가루같이 빻여진 땅콩가루가 더 들어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해산물이 많이 들어간 음식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해산물의 양 보다는 소고기가 더 많았다. 내가 팟타이를 다른 곳에서 자주 먹는 편이 아닌지라 어떤 것이 더 정통에 가까운 지는 잘 모르겠다. 소고기, 아마도 차돌박이 부위가 풍부하게 들어 있는 이 팟타이가 정통식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체적으로 내 입맛에 맞았다. 다만, 새우의 양이 너무 적고, 그나마 들어간 새우들의 퀄리티가 떨어진 다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사이드로 주문한 짜조라는 메뉴는 처음 경험한 것인데, 흔히 말하는 춘권이라는 음식과 식감이 비슷하다. 조금 더 파삭한 느낌이 드는 것은 이 짜조다. 그리고, 새우향과 강렬한 해산물의 향이 느껴지는데, 살짝 비린내같았으나, 생선비린내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라 그런지 역하지 않았다. 다만, 먹기 전에는 팟타이가 부족한 듯 보여서 짜조를 추가로 주문한 것인데, 먹다보니 양이 적지 않아서 다 먹는데 조금 고생을 하였다.

이 주변에 에머이도 있으니, 쌀국수가 땡길 때는 에머이로, 팟타이가 땡길 때는 메콩타이로 가면 될 듯하다. 이번 탐험도 성공적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