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장현도

『돈』의 저자인 장현도씨의 작품은 꽤 오래전에 읽었던 『트레이더』에 이어서 두번째이다. 당시, 『트레이더』를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뭔가 날 것의 느낌이 나지만 소재의 다이나믹함 때문에 재미있게 읽히는 책 정도였었다. 굳이 장르를 논하자면 금융 무협이라고나 할까? 이번에 읽은 『돈』 또한 비슷한 느낌의 책이다. 다만, 무협같은 느낌을 조금 더 배제하고 금융같은 이야기에 좀 더 무게감을 줬다고 해야 할 것이다. 날 것의 느낌이 나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다. 뭐 그러면 어떠한가! 어차피 작품성으로 승부하려고 쓴 책도 아닌데...

도서관에서 빌려 왔는데, 상태가 참으로 너덜너덜하다. 꽤 인기가 있었던 것같다. 작품성은 뒤로 하고, 적어도 대중성은 있는 책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듯하다. 실제로 그렇다. 진짜 재미있게 잘 읽힌다. 특히나, 주식투자 등을 열심히 해본 사람들에게는 꽤나 흥미진진한 이야기다.

책의 주인공인 익현은 이제 막 증권사에서 채권 브로커로 일하고 있는 애송이이다. 늘 실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하고, 언제 남들같이 우량 고객 잡아서 성과급 좀 두둑히 챙기나 마냥 부러워 하기만 한다. 그러던 어느날 기회가 온다. "번호표"라고 불리우는 미지의 인물을 만나고 나서 부터이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금융 무협이 시작된다. ㅎㅎㅎ

처음에는 평소에 잘 매매하지 않는 채권 쪽 용어가 많이 나와 낯설었는데, 나중에는 지수선물 관련 이야기들이 많이 나와 더욱 몰입감있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왜 선물옵션 만기일에는 그런 망나니 장세가 이어지는 지 다시금 상기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시세를 오랫동안 조정할 수는 없지만, 몇 시간 동안은 조정할 수 있는 정도의 자금이 있다면, 당연히 그 자금은 옵션 만기일에 사용될 것이다. 다만, 그 타이밍을 노리는 세력들이 워낙 많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일 것이다.

주식시장이나 선물옵션 시장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