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몸』 피톨로지

몇 달 정도 되었나, 왼쪽 무릎 또는 허벅지 쪽에 다소간의 통증을 느끼고 있다. 원인은 확실하지 않다. 두가지를 의심하고 있는데, 첫번째는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 두번째로는 스쿼트 중량의 증가이다. 난 원래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기에 갑자기 이것이 원인이 된다고 말하는 것은 이상하긴 하지만, 회사를 옮기면서 의자의 높이나 책상의 높이가 달라진 것이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스쿼트 중량은 덤벨 5kg * 2 에서 8kg * 2로 옮긴 것이 무리가 되지 않았나 하는 의심인데, 운동 좀 한다는 사람들에게는 비웃음을 당할 중량이지만, 갸날픈(?) 나에게는 부담일 수도 있는 중량이다. 중량을 증가시킨 이후에는 스쿼트가 매우 부담스러운 운동이 되어 잘 안하게 되는 부작용을 겪고 있다.

그래서, 마사지기를 하나 구입할까 고민하다가, 얘전에 심이누나가 다리를 불편해 한 적이 있었던 기억이 나서 조언을 구했더니 마사지기는 비추라고 하며 스트레칭 쪽으로 방향을 정하는 걸 조언해 주었다. 그러면서 추천해준 책이 두 권 있는데 그 중에 한 권이 바로 『다시, 몸』 이다.

책은 몸의 부위에 따라 크게 네 개의 쳅터로 나뉘어져 있다. 각각의 쳅터는 목, 어깨, 코어, 사지를 다루고 있는데, 조금 놀라웠던 것은 책에서 설명하는 내용이나 스트레칭의 많은 부분을 내가 이미 무의식적으로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즉, 미디어를 통해서나 다른 지인들이 하는 것을 따라했거나 어떤 경로를 통해서이든 난 이미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그래서 다른 부위에서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별로 없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다만, 다리는 딱히 스트레칭을 안해왔는데, 이 책을 통해서 평소에 사무실에 앉아 다리를 굽혔다 폈다하는 정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그래서인지 요즘 통증은 좀 완화된 것같다. 정말 이 동작 때문인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책에서 설명해주는 스트레칭을 모두 섭렵해서 실제로 행하는 것은 꽤 많은 시일이 걸릴 것 같다. 다만, 책에서 말하는 스트레칭의 핵심 중 내가 깨달은 바는 특정 방향으로 자주 사용하는 근육이 있을 경우 반대 방향으로도 스트레칭을 해줘야 무리가 가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다.

그리고 근육의 가동범위라는 개념도 내가 놓쳤던 부분 중에 하나이다. 미미한 시작이지만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확실히 근육량은 늘어난 것이 가시적으로 보이긴 하지만, 문제는 근육량이 늘어난 곳은 근육의 가동범위가 줄어든 것도 확연히 느껴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평소에 쉽게 할 수 있었던 동작도 웨이트트레이닝을 한 이후에는 하다가 근육에 심한 통증을 느꼈던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했다. 예를 들면 팔을 조금 뒤틀어 뻗어서 멀리 놓여 있는 곳의 물건을 집는 다던지 할 경우 예전엔 무리가 없었는데, 요즘은 그런 동작이 잘 안된다.

잘못 알고 있었던 상식을 바로 잡는 행운(?)도 얻게 되었는데, 우리가 흔히들 치골이라고 부르는 부위의 정식 명칭은 장골이라고 한다. 그리고 진짜 치골은 옷을 모두 벗지 않고는 볼 수 없는 매우 깊숙한 곳에 박혀 있다.

『다시, 몸』을 통해서 많은 지식을 얻게 되긴 했지만, YouTube 등에서 동영상으로 필요할 때마다 쉽게 찾아서 보며 따라하는 것이 좀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이라는 미디어는 본격적으로 정독하여 지식을 습득할 때는 훌륭하지만, 운동이나 요리처럼 다른 행위를 하면서 함께 이용할 때는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잘 이용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