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우누스 『여우가 잠든 숲』 넬레 노이하우스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는 2016년에 『산자와 죽은자』를 읽은 후, 잠시 잊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여우가 잠든 숲』이라는 신간이 발매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신간이라고 말하기도 뭐한 것이 이미 2017년 봄에 국내에 출간되어 있는 상태였던 것이다.

이번에 읽게 된 『여우가 잠든 숲』은 타우누스 시리즈 중에서 가장 복잡한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다. 마을 사람들의 대부분이 연루되어 있고, 따라서 등장인물들의 수도 어마어마하다. 그래서인지 한국어판은 타우누스 시리즈 최초로 2권으로 나뉘어져 출간되었다. 게다가, 이번에 『여우가 잠든 숲』부터 역자가 바뀌어 문체가 달라지다 보니 몰입에 방해가 되었다. 소설치곤 상당히 난해하다.

동네에 연쇄살인이 발생하여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이 동네의 터줏대감이라고 할 수 있는 올리버 폰 보덴슈타인 형사의 어린 시절에 발생했던 사건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 밝혀진다. 그의 절친이었던 아르투어 베르야코프라는 아이와 올리버의 애완 여우가 함께 실종되었던 사건이 있었는데, 이번 조사를 통해서 그들의 유골이 발견된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는 과거의 사건과 현재의 연쇄살인의 연결점을 찾는 과정을 그리며 복잡적으로 진행된다.

복선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범인이 상당히 예상치 못한 사람이다. 일부러 다른 용의자들으 행동이나 심리에 초점을 맞춰서 기술을 했기 때문에 나 뿐만 아니라 다른 독자들도 아마 범인을 예상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것이 이야기 전반의 퀄리티를 떨어뜨린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뜬금없다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는 결말이었다.

실질적인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피아 산더와 비교해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올리버 보덴슈타인 형사가 휴직을 하는 분위기라 다음 이야기가 기존의 이야기만큼 재미있을 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보덴슈타인이라는 캐릭터로부터 짜낼 만큼 짜네서 새로운 주연급 캐릭터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할 뿐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