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직원 없이도 10억 번다』 일레인 포펠트

얼마 전에 읽었던 엠제이 드마코의 저서 『부의 추월차선』에서는 사업을 하라는 강력한 뽐뿌를 넣으면서 독자로 하여금 사업을 시작하기만 하면 억만장자의 반열에 오를 것이라는 착각을 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었다. 이번에 읽은 『나는 직원 없이도 10억 번다』는 그것보다는 좀 더 현실적인 스케일을 제시하고, 그 현실적인 스케일 마저 회사 다니는 것보다 여러 모로 훨씬 낫다며 뽐뿌질을 한다. 그래서 『나는 직원 없이도 10억 번다』가 더 무서운 책이다.

『나는 직원 없이도 10억 번다』는 처음 사업을 시작하면서 겪게 될 여러 가지 어려움, 일반적으로 재정적인 어려움을 감안한다. 그래서, 당장 회사를 그만두라는 조언 보다는 직장을 다니면서 기회를 엿보라던가 투잡을 뛰라던가 등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준다. 게다가, 꼭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이 거대한 기업을 세워야만 꿈을 이루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그런 위대한 사업가들의 이야기는 영감을 주기도 하지만 자신감을 잃게 만들기도 한다며, 직장에 다니는 것보다 좀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수준의 비지니스도 자유롭게 조금 일하는 것을 생각하면 충분히 훌륭하지 않냐며 독자들을 사업의 세계로 유혹한다.

게다가, 1인기업이라는 기업구조도 있다면서, 직원 관리 등에 자신이 없다면 과감하게 아웃소싱하고 핵심역량만 가지고 있는 1인기업을 세워서 자유롭게 비지니스를 하라는 조언 또한 빼먹지 않는다. 그러면서, 1인기업으로 할 수 있는 분야를 크게 여섯 가지로 분류하여 추천하는데, 그 여섯 가지는 다음과 같다:

1. 전자상거래
2. 제조업
3. 정보 컨텐츠 창조 산업
4. 마케팅, 퍼블릭 스피킹, 자문 회사 등
5. 피트니스 코칭 등의 퍼스널 서비스
6. 부동산

각 분야에 대한 사례들도 열거해 놓고 있지만, 다루고 있는 비지니스가 워낙에 작다보니, 그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 이외에는 깊숙히 이해하기 어려운 사례들이 대부분이라 그다지 영감을 받을 만한 것은 없었다. 즉, 이 책의 핵심은 작은 회사를 만들어 자유롭게 살아 가라는 유혹이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유혹은 정말 매혹적일 수 밖에 없는데, 발디딜 틈 조차 없고 숨쉬기도 힘들게 꽉꽉 들어찬 지하철에서 출퇴근 시간을 보내고 있다가 이 책을 읽게 되면 당장이라도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심정이 들 것이다.

참고로, 제목의 10억은 매출 10억을 의미하며 1년 순이익이 10억이라는 뜻은 아니다. 물론, 사업을 확장시켜서 순이익 10억의 회사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미친듯이 열정을 불살라 순이익 10억의 회사를 만들어도 좋고, 그냥 자그마한 비지니스를 유지하며 여가를 즐기는 것도 좋다. 그래서 뭘 하든 회사다니는 것보다는 낫다는 저자 일레인 포펠트의 주장은 설득력있게 가슴에 꽂힌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