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과 의심

YouTube에 포프TV 라는 채널이 있다. 그루로 칭할 수준의 어느 한국 개발자분이 개발 이야기나 인생 이야기를 하는 곳인데, C#을 비롯한 마이크로소프트 쪽 기술 이야기도 많이 나와서 구독하고 시청하고 있다. 이 채널의 장점이자 단점은 역량이 부족한 개발자들을 대차게 깐다는 것인데, 역량이 부족한 개발자와 같이 일하면서 힘들었던 일이 생각나서 통쾌하다가도, 어떤 때는 나의 부족함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자신감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부작용을 겪기도 한다. 워낙에 기대하는 수준이 높아서 그런 것이다라며 위안을 삼고 있다.

https://youtu.be/UOloBnuxQeM

최근에 올라온 비디오 중에서 믿음과 학습속도라는 주제를 다룬 것이 하나 있는데, 공감하는 바가 많았다. 비디오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좋은 선생을 만나 100% 믿고 따르다 보면 높은 수준의 학습속도를 보이는 반면, 그런 신뢰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반대의 상황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 정도가 되겠다.

나같은 경우는 안타깝게도 사람을 잘 신뢰하지 않는 편에 속하는데, 학창시절부터 그러했다. 우선 수업시간에 교사의 퀄리티가 어떠한지 평가자 입장에서 평가를 내리고 능력도 없이 그저 공무원 마인드로 국가으 녹만 축내는 교사라고 판단하며 수업을 거의 듣지 않다시피 했다. 당연히 성적이 잘 나올 수가 없다. 게다가 요즘은 누구나 교사를 하고 싶어하는 세상이고 그래서 퀄리티 있는 교사가 일선 학교에 많은 세상이지만, 내가 학교를 다닐 당시의 교사들은 역량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나의 이런 성향은 성인이 되어서도 달라지지 않았는데, 그래서, 사람들과 신뢰관계를 구축하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런 성향은 사기를 당할 가능성은 줄여줄 지 몰라도, 사업을 하거나 업무를 할 때는 그리 좋은 성향은 아니다. 모든 일에 돌다리를 두드리듯 접근하는 것은 속도가 느릴 수 밖에 없다. 안타깝게도 세상은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돌아간다. 어쩌면, 내가 의심보다 믿음이 앞서는 사람이었다면 비트코인으로 대박을 맞았을 수도...

이런 성향을 고치기는 쉽지 않고, 딱히 고칠 생각도 없으니, 난 좀 더 신중함이 필요한 일을 하며 살아가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런 성향 때문에 손해보는 것은 뭐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