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이식 침대 3일 사용기

주말에 서울에 갔다 내려와 보니 문앞에 덩그러니 택배가 도착해 있었다. 얼마전에 주문한 접이식 침대가 마침내 도착한 것이다. (중요하진 않지만) 플레르라는 업체다. 그렇게 19일에 도착한 침대를 3일정도 사용해 본 결과, 일반적인 침대와는 비교대상이 아니지만 그럭저럭 쓸만한 녀석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어떤 면에서는 일반적인 침대보다 더 유용하기도 하다.

우선, 거제도에 정착한 후 며칠 동안 이불도 없이 바닥에서 잠을 자야 했던 상황이라 만족도에 대한 기저효과를 감안할 필요가 있지만, 확실히 이런 간이식 침대라도 있으니 훨씬 낫다. 그동안 바닥에서 잘 때는 배겨서 중간에 깨곤 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집에 있는 라택스 매트리스만큼 편하지는 않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크기에 맞춰서 메모리폼 매트리스라도 올려 놓을 예정이다.

위에서 언급한 "일반 침대보다 더 유용한" 기능은 바로 한쪽 부분을 올려서 기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일반적인 침대에도 이러한 기능을 넣어서 편안함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을 보이는 침대 전문업체들이 있다는 것을 광고를 통해 듣기는 했지만, 비교대상은 그런 기능이 없는 일반침대이다. 각도를 살작 올리고 배개를 하나 놓고 노트북을 가지고 놀면 딱 편안한 자세가 나온다. 사실, 침대 구입한 다음날 리뷰를 쓰려고 하다가 뒤늦게 이 기능을 경험해 보곤 일기를 미룬 것이다.

접이식 침대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는 라꾸라꾸 침대와 비교하면 폭이 90cm 로 훨씬 넓고, 길이도 일반 침대와 거의 비슷한 193cm 이다. 거의 싱글S 사이즈의 침대에 육박한 느낌이다.

접이식 침대로써의 한계도 확실한데, 벽에 기대어 있으면 조금씩 밀린다. 내 몸무게가 엄청난 것도 아닌데, 바닥에 제대로 고정이 되지를 않는다. 특히나, 약간의 양감이 있는 데코타일이 깔려 있는 바닥이라 그러한 경향이 두드러진다. 일반적인 침대도 약간의 밀림은 있으나, 그에 비할 수준이 아니다. 침대 자체의 무게가 비교적 가볍다 보니 어쩔 수 없다. 다만 얌전히 잠만 잔다면 삐걱거리는 등의 소음이 있진 않다. 시간이 좀 지나면 모르겠지만...

조금씩 좌식생활에서 벗어나고 있다. 다음 구입 목표는 책상과 의자.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