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림프 알리오 올리오, 치킨윙 @인간미

집근처 아주동에서는 맛집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좌절하는 중이다. 주말을 맞이하여 근처에서 그나마 번화하다는 옥포쪽으로 나가보기로 하였다. 예전에 고현터미널에서 거제 관광 관련 팜플렛 몇 개를 가지고 왔는데, 옥포 지역에서는 인간미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추천되어 있는 것을 보고 검색을 해봤더니 나름 평이 괜찮아 가볼 식당 리스트에 저장해 두었다가 마침내 실행에 옮긴 것이다.

그 안내 팜플렛에서는 옥포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뷰를 매우 강조하고 있는데, 뷰라고 해봐야 다른 건물 옥상 녹색으로 페인트 칠해 놓은 것밖에 보이지 않는다. 딱히 바다가 보이는 것도 아니니 그냥 무시해도 좋다. 뭐 녹색 옥상 쳐다보고 있으면 눈건강에는 좋을 수도...

식전빵이 나왔다. 올리브유와 발사믹소스에 적셔서 먹는 일반적인 형태로 서빙 되었는데, 좀 독특한 점이 있다면 이 소스가 상당히 자극적이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다른 곳에서 이 소스를 먹을 때는 약간의 간과 새콤함 정도가 느껴졌다면, 인간미에서 제공하는 이 소스는 굉장히 강렬했다.

사이드로 주문한 치킨윙이 먼저 서빙되었다. 닭날계과 닭봉이 함께 들어 있는 메뉴로, 간이 센 것을 보니 식사용보다는 술안주용으로 만들어진 음식인 듯하다. 간이 좀 센 것을 제외하면 맛이 나쁘지 않았다. 같이 서빙된 토마토 캐첩이나 머스타드 소스를 찍어 먹지 않아도 충분히 짭짤하고 달콤하다. 단짠단짠을 잘 구현해 놓았다.

그리고, 마침내 메인으로 주문한 쉬림프 알리오 올리오가 등장. 오일 베이스의 파스타를 보면, 그 집의 실력이 좀 더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되는데, 최근에 크림 베이스의 파스타를 좀 더 선호함에도 오일 베이스의 파스타 메뉴를 선택한 것은 이 때문이었다. 결론적으로, 간도 잘 맞고 면도 잘 삶아져 있었으며, 마늘의 향이 튀지 않고 잘 어울어져 있었다. 만족스럽다. 게다가 새우들의 톡터지는 식감은 알리오 올리오의 다소 심심할 수 있는 맛에 재미를 불어 넣어 준다. 가끔 씹히는 블랙 올리브도 재미있다. 드디어 거제도에서 먹을만한 곳을 찾았다!

파스타가 생각날 때 종종 들러야 겠다. 자주 들르고 싶지만 버스를 타고 나와야 하는 거리인 것이 내게는 아쉬울 따름이다. 참고로 스테이크나 피자에 대한 평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아, 파스타만 먹을 예정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