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세트 도착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집에서는 창문을 열어 놓고도 티셔츠 한 장과 펜티만 입고 생활이 가능했는데, 며칠 전부터 급격히 기온이 낮아지더니 새벽에 추워서 깨곤 하는 일이 발생, 비용절감을 위해서 가을까지는 넘기고 늦가을이나 초겨울에 두꺼운 이불을 사려던 계획을 변경해야 했다. 그래서, 이제는 떨이로 넘길 듯이 올라오고 있는 차렵 이불들 중에서 평이 그럭저럭 괜찮고 디자인이 그리 튀지 않는 녀석으로 주문을 했었고, 마침내 택배가 도착했다.

초여름을 타겟으로 나온 상품이라 질감이 부드럽다기 보다는 삼베옷같은 까칠까칠함을 보이고 있다. 특별히 이것이 문제될 것은 없어 보이지만, 이왕이면 부드러운 것이 좋을텐데 살짝 아쉽긴 하다. 접이식 침대 위에 세팅을 해놓고 함께 주문한 50*70 사이즈 배게와 함께 사용해 보니 조금 지나서 땀이 날 정도로 따듯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얇지만 뭔가를 덮고 있으니 심리적 안정감 때문인지 잠도 더 잘 오는 듯하다.

접이식 침대가 너무 보잘 것 없고,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그동안 수면의 질이 떨어졌던 더 큰 원인은 이불의 부재가 아니었나 싶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