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삼십육계 제12권 『순수견양』 마서휘

5개월만에 다시 소설 삼십육계를 읽기 시작했다. 이번 차례는 제12권인 『순수견양』이다. 순수견양이란 기회에 순응하여 양을 훔친다는 고사성어인데, 소설 삼십육계에서는 조광윤이 5대 10국 시대의 혼란한 틈에서 송나라를 세우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아마도 중국의 역대 황제 중 가장 매끄럽고 큰 피바람없이 주나라로부터 선양을 받는 방식으로 황제의 자리에 올랐기 때문에 조광윤의 이야기를 사용한 것같다.

조광윤은 송나라를 세운 이후에도 중앙집권화에 걸림돌이 되는 개국공신들의 군사력을 받아 내는 과정도 매끄럽게 해냈는데, 개국공신들과 술판을 벌여 모두가 거하게 취한 후, 그들의 반란이 두렵다며 솔직하게 걱정을 토로하니 공신들이 자진해서 군권을 반납했다고 한다. 이것이 얼마만큼 사실인지 알 수는 없으나, 공식적인 기록으로 충돌이 없었다는 점이 사실이니 협박이든 협조이든 조광윤의 사람 다루는 능력은 탁월했던 것이 분명하다.

다만, 조광의에 의해서 벌어진 것으로 보이는 조광윤의 최후는 참 자연스러지 못했다. 태종이 된 조광의의 송이 금나라의 기세에 결국 남쪽으로 밀려난 것은 아마도 조광윤의 보여준 순수견양의 미덕으로 황제의 자리에 오른 것이 아니기 때문일 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해서 삼십육계의 승전계에 이어 적전계도 마쳤다. 13권부터는 공전계로 들어간다. 과연 삼십육계 전권을 언제 완독할 수 있을 지. 2015년 8월부터니 3년이 조금 넘은 상황인데, 이제 1/3 정도 읽었다. 이 페이스면 앞으로 6년이 더 필요하다는 뜻인데... ㅎㅎㅎ;;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