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차 드립백

드립백으로 받은 코케Koke 10봉지를 다 마시고, 이제는 아리차Aricha를 마시게 되었다. 처음에는 두 종류를 번갈아 가면서 마시려고 했으나, 아리차를 마시게 되면 루돌넷에 리뷰를 해야 하는데, 요즘 일기가 너무 밀려 있어서 나중으로 미루었다. 뭔가 좀 바보같은 이유인 것같다. 경험을 하고 그것을 일기로 남기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일기 스케줄에 따라 경험할 날을 뒤로 미루다니... ㅋㅋㅋ

처음에는 받은 드립백 커피를 아껴 먹으려는 생각을 하고 있었으나, 열었을 때 느껴지는 커피의 향이 점차 약해지는 것을 보며, 역시 이미 로스팅해서 갈아 놓은 커피를 오래 두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하여 하루에 한 잔 정도의 수준을 유지할 예정이다. 그렇다고 믹스커피를 안마시는 것은 아니라서 하루에 마시는 커피의 양만 늘어나 버렸다. ㅎㅎㅎ

코케를 마실 때는 모르고 마셨으나, 그 사이 검색을 해보니, 코케나 아리차 모두 에티오피아 예가체프Yirgacheffe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귀하디 귀한 예가체프 원두라는 것. 그리고, 요즘에는 예가체프 지역을 또 세분화 해서, 어떤 마을/협동조합에서 생산된 것인지를 따져서 이름을 짓는다고 한다. 즉, 코케는 예가체프의 코케 마을에서 생산된 커피, 아리차는 역시 예가체프의 아리차 협동조합에서 생산된 커피라는 뜻이다.

아리차 원두와 코케 원두의 차이점을 구분하기는 어려웠다. 아리차가 조금 더 마시기 편하다는 느낌을 살짝 받긴 했는데, 그것이 원두의 차이인지 로스팅의 차이인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이고, 또한, 물을 드립할 때 빨리하거나 천천히 하거나에 따라 산미가 또 달라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을 빨리 부어서 드립백이 넘치기 직전까지 부어 놓으면 조금 연한 커피가 되고, 조금씩 조금씩 물이 고일락 말락하게 부으면 산미가 강한 커피가 되더라.

두 원두의 차이점을 구별해 내는데는 실패했으나, 두 종류 모두 일반적으로 스타벅스에서 마시는 아메리카노나 드립커피보다 원두의 풍미를 더 잘 느낄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다. 물론, 난 쓴맛이 강하게 나오는, 즉, 블랜딩한 원두를 강하게 로스팅한 에스프레소 베이스의 커피도 좋아하지만, 이렇게 원두 본연의 느낌을 살린 커피도 마실 줄 알게 되었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