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포항 나들이

처음 계획은 맹종죽테마파크를 가려는 것이었는데, 게으름을 피우다가 그냥 포기하고 옥포 수변공원 나들이 후 인간미에서 파스타를 먹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하였다. 맹종죽테마파크는 나중에 계획을 좀 더 정교하게 짜서 유호전망대까지 함께 보고 오기로 하였다. 내일 외도 여행이 예정되어 있어서 무리하지 않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옥포는 장승포와 함께 나의 숙소와의 거리상 가장 쉽게 바다 구경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다만, 옥포에서는 바닷가 구경 이외에도 할 것이 워낙 많기 때문에 옥포의 수변 공원은 이제서야 구경을 해본다. 옥포는 거제의 미니 이태원 같은 느낌이 난다. 물론, 정말 이태원 같이 번화하지는 않았지만, 조선소에서 근무하는 외국인들이 모여 사는 곳이기 때문에 나름 이태원같은 분위기가 살짝 느껴진다. 요즘은 조선소 경기가 별로 안좋아 근무하는 외국인 수도 줄었기 때문에 많이 한산하다.

별 생각없이 나간 것인데 마침 무슨 페스티벌 같은 것을 하는지 사람들이 모여 있고, 앞에서는 바이올린으로 뭔가를 연주하고 있다. 별로 호응을 받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그래도, 무대에 있는 아티스트들은 꿋꿋이 앵콜곡까지 연주하였다. 마음속으로만 박수를 쳐주어 미안하다.

옥포 수변공원은 장승포 수변공원과는 조금 다른 모습인데, 바로 거대한 배가 떠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에서 건조 중인 선박의 위용을 볼 수 있다. 밤에 보면 야경이 볼만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공업지대의 야경이 그리 멋들어지지는 않다는 것을 포항 두호동에서 이미 느낀 바가 있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는 않는다.

이상욱